샤이니 최민호가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그간 건강한 청년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가출팸 리더 역을 맡아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파격 변신으로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쳤다.
'두 남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은 작품. 인생 밑바닥에 있는 두 남자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최민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생각 이상으로 깊고 진중했으며, 작품을 대하는 태도 또한 성숙했다.
최민호는 그동안 자신이 했던 캐릭터는 밝은 역할이 대부분이었던 터라 자신에게 '두 남자'가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 시나리오 뭐지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고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제가 진일이라는 친구를 연기하면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해졌어요. 걱정과 불안은 나중으로 미루고 끌렸죠. 회사에서 허락 안 해주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허락해줘서 용기를 얻었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막상 진일을 놓고 그의 고민은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자신과 교집합을 찾아서 공통점을 극대화 시켜왔는데 진일과는 닮은 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 이에 오히려 '다름'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는 어려서부터 엄마아빠 형과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환경 속에서 학교도 재밌게 다녔고, 고등학교 때 연예인 데뷔해 좋은 일만 가득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는 나쁜 일만 가득했던 친구죠. 뭐가 기뻤냐고 했을 때 그날 훔친 차를 털었는데 돈이 많이 들어있을 때 기뻤다는 감정 밖에 없는 친구인 거예요. 그래서 제 가장 최근에 있었던 행복한 감정부터 끝자락에 있는 행복했던 감정들까지 모두 지워나가는 작업을 했어요. 그랬더니 점점 진일에 가까워지고, 그럴수록 이 친구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 불행하다는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이 뿐만 아니라 최민호는 진일 캐릭터를 위해 안 피우던 담배도 피웠다. 감독이 안 피워도 괜찮다고 했지만 스스로 솟아오르는 연기 욕심을 내칠 수 없었던 것. 그렇게 촬영 한 달 전부터 시작해 촬영 기간 내내 4~5달간 셀 수 없이 많은 담배를 피웠다.
"가출 청소년의 불량하고 거친 느낌을 주기 위한 하나의 아이템으로 생각했어요. 똑같은 불량 친구들이 있어도 담배를 피느냐, 안 피느냐의 차이는 정말 크잖아요.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매일 폈어요. 처음에는 종류별로 다 펴봤는데, 다 똑같고 이걸 왜 피는지 모르겠고 그랬던 게 저도 모르게 중독이 됐어요. 정말 의지로 끊었어요. 뱉은 말에 책임지기 위해서요. 촬영 전에 모든 스태프에게 촬영 끝나면 담배 끊을 거라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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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그룹으로 데뷔 9년차, 연기는 4년차에 접어든 최민호.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메디컬탑팀' 등에 출연해온 그는 연기자의 길이 항상 꽃길 같지만은 않았다. 기대 이하의 혹평도 들어야 했지만, 그는 이를 성장발판으로 '두 남자'를 통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작품을 통해서 나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새로운 모습도 알게 되고 새로운 감정도 알게 돼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 나이 스물여섯인데, 스무 살 때 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게 다 해보고 싶고 욕심이 커요. 언젠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올 테니 지금은 몸이 되는 한 가리지 않고 '열일' 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작품을 봐주시고 비슷한 감정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이 작품 통해서 다양한 작품 하고 싶고 새로운 발전된 모습으로 많은분들 께 다가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