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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양날의 검’ 빅데이터…‘진실’과 ‘개인정보 침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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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승인 : 2016. 11. 21. 17:36

# 어느날 10대 여성에게 대형마트의 임산부 용품 할인 쿠폰이 배달됐다. 가족들은 의아해하며 비웃었지만 실제 그 여성은 임신을 한 상태였다. 대형마트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그 여성의 검색, 쇼핑 패턴을 분석해 그 여성이 임산부인 것을 파악했던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및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당장 미국 대선만 봐도 언론은 트럼프가 압승을 한 것에 대해 이변이 벌어진 것처럼 보도했지만 네이트 실버 등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다수 예측한 바 있다.

20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 현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사례가 나왔다. 상권 분석 업체인 조이코퍼레이션이 와이파이와 블르투스 등 휴대전화 무선신호를 분석해 4차 광화문 촛불집회 참여인원을 74만명으로 추정한 것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과 경찰의 집회참여 추산인원이 극명히 갈리는 가운데 빅데이터라는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집회참여 인원을 명확히 추산했다는 점에서 관련보도가 쏟아지는 등 IT 업계, 일반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오차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오차도 빅데이터 통계처리 기법으로 최소화할 수 있어 집회참여 인원이 실제 74만명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과 ‘촛불집회 참여 인원 추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회현상의 ‘진실’이 밝혀지는 가운데 그 이면에는 ‘개인 정보 침해’등에 대한 우려도 다수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현상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개개인의 정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사실,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모두 소중하고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로 공개될 경우 상황에 따라선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정보가 악용되거나 무분별하게 활용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정보를 활용함에 있어 약관에서 동의를 받지만 ‘마케팅 활용’ 등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빅데이터 산업이 아직 태동 단계인 만큼 관련 규정 및 판례가 아직 부족해 개인정보가 침해 될 여지가 있다”고 털어놨다.

빅데이터가 사회 현상을 예측하고 진실을 밝혀 불필요한 논쟁과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해 줄 훌륭한 수단으로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와 악용을 방지할 ‘관련 법규의 제정’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 ‘관련 업계의 개인 정보보호 의식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이 병행되야 할 필요성도 커 보인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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