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의미하는 ‘10-10’을 목표로 달렸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국 스포츠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실낱같은 ‘희망’ 역시 존재했다.
환희·감동·눈물이 함께 한 리우올림픽, 그 17일간의 기록을 4가지 이슈로 결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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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최고의 성과는 단연 사상 첫 양궁 전 종목 석권이다. 김우진(24)·구본찬(23)·이승윤(21)으로 구성된 남자양궁 대표팀과 장혜진(29)·기보배(28)·최미선(20)의 여자양궁 대표팀이 새 역사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남녀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어 장혜진·구본찬이 개인전 금메달을 추가, 4개의 금빛 여의주를 한 자리에 모았다.
진종오(37)는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50m 권총 결승에서 6.6점을 쏘는 실수를 범하고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명중시킨 ‘한 발’이 세계 사격 최초의 올림픽 개인 종목 3연패,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총 6개) 등의 대기록을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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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여자 골프. 그 ‘골든 샷’의 주인공은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8)였다. 그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왼손 엄지 부상과 최근 경기력 부진 등으로 대회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던 박인비는 당당히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고 위업을 이뤄냈다.
우여곡절 끝에 리우에 입성한 박태환(27)은 마지막 종목인 자유형 1500m 출전을 포기하고 조기 귀국했다. 앞서 치른 자유형 400m·200m·100m 예선에서 좋지 않은 성적으로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는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한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놓고 벌인 대한체육회와 갈등 등으로 훈련령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유연성(30)과 함께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한국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28)의 ‘금메달 윙크’도 볼 수 없었다. 이들은 남자복식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에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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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금메달 스타들도 탄생했다. 펜싱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21)은 선배들의 부진 속에서 ‘5연속 득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경기 중 혼잣말로 “할 수 있다”를 되뇌었고, 그 주문이 ‘금빛 기적’을 만들었다.
이대훈(24)-김태훈(22)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김소희(22)-오혜리(28)의 ‘금빛 발차기’는 폭염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줬다. 특히 2전 3기 끝에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오혜리는 28세 4개월의 나이로 최고령 여자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되는 영예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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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 사태를 맞으며 리우에서 초라하게 퇴장했다. 세계랭킹 1위 김원진(24) 안바울(22) 안창림(22) 곽동한(24) 등이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최종 결과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탁구도 28년 만에 ‘노메달’이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지희(24)와 양하은(22), 정영식(24)의 선전이 돋보였지만 경험 부족 탓인지 그들의 기량이 메달 획득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챔피언 멕시코를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신태용호는 복병 온두라스에 무릎을 꿇으며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연경(28)의 공격력에 의존했던 여자배구 역시 ‘8강의 저주’에 걸리며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