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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양궁과의 인연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 때부터 시작된다. 지난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회장은 LA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을 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한다.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32년간 양궁 저변 확대·우수인재 발굴·첨단 장비 개발 등에 45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 중인 정 부회장은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에 관심이 많다.
육안으로 알 수 없는 활 내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활 비파괴 검사’,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 불량 화살 분류에 도움을 주는 ‘슈팅머신’,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뇌파 측정 훈련’ 등이 그가 협회장을 역임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아울러 협회는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 현재의 실력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선발전의 투명성을 높였다.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 구축에도 힘썼다.
이번 올림픽에선 정 부회장과 현대차는 선수들이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선수들이 언제든지 쉴 수 있는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마련한 것이다. 여기엔 휴게실·물리치료실·샤워실을 갖춰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밖에 치안이 불안한 현지 상황을 고려, 방탄차인 투싼과 맥스크루즈를 제공했다. 사설경호원도 고용해 경기장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양궁은 1984년 LA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금메달 23개 등을 획득했다. 그동안 정몽구·정의선 현대차 부자가 비인기종목인 양궁을 뚝심을 갖고 후원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뚝심이 현대차가 도전 중인 고급차·친환경차 시장에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