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환경 현안 속출하는데…환경부는 여전히 오락가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0726010012441

글자크기

닫기

주성식 기자

승인 : 2016. 07. 27. 06:00

Print
환경부가 연일 질타를 받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태, 공기청정기 필터 위해성 논란 등 환경 관련 현안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데도 늦장대응을 하거나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윤성규 장관 역시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소관부처 수장으로서 리더십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더불어 현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2013년 3월 이후 3년 7개월 동안 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제로 수준인 위기대처 능력으로 인해 최근 들어 야당은 물론 시민단체로부터 강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26일 환경부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유독물질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함유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필터가 당초 우려한 것과는 달리 위해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내용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OIT 함유량이 높은 공기청정기 필터 4종 및 차량용 필터 3종을 선정해 평가를 진행한 결과 대형 챔버(공기청정기) 및 차량 내 OIT 농도가 정량한계 이하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환경부 측은 “정상적인 사용환경에서는 위해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며,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주 환기시킬 경우 위해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평가 결과가 나오자 해당 업계에서는 즉각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과 엿새 전인 지난 20일 환경부가 3M 등 6개 기업에서 만든 58개 모델의 제품에서 OIT가 방출돼 위해성이 우려된다며 해당 업체들에 제품 회수권고를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틀 후인 22일에는 LG전자, 쿠쿠전자 등이 판매한 84개 제품 모델에서도 OIT가 검출됐다고 추가 발표하면서 해당 기업들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제대로 된 OIT 위해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정 제품에 유독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섣불리 발표했다가 해당 업체에 피해를 안긴 것은 물론, 이를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혼란을 안겨준 것이다.

이 같은 환경부의 오락가락 대응은 비단 공기청정기 필터 사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환경부는 460여명의 사망자와 2000여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에 관해서도 늦장대응으로 일관하다 은폐·축소 논란까지 일으킨 바 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경유차와 고등어·삼겹살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경유값 인상과 고기구이 음식점에 대한 규제강화를 대책으로 내놓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유차와 고등어 등을 겨냥한 환경부의 대책은 논란 끝에 6월초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윤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사과 거부도 국민적 공분을 샀다. 윤 장관은 지난달 환경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전문가(의사) 의견을 인용해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그는 지난 5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현안보고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참석해 “(환경 관련)입법 미비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피해자를 만나야 한다는 의원들의 질문에는 “(피해판단은)장관이 아닌 의사 등 전문가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사과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윤 장관 행보에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사퇴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김영주 위원장 등 환노위 소속 야당의원 7명은 환경부의 현안보고가 끝난 후 “충격과 혼란에 빠진 국민들을 더 깊은 혼란으로 밀어 넣지 말고 윤 장관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사퇴를 종용했고, 환경관련 시민단체 역시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며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주도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야 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보이지 못한 윤 장관은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안전이나 빈틈을 메꾸는 역할을 하는데 미흡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 역시 “윤 장관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해당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윤 장관은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환경부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성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