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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편견을 넘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중졸(中卒) 출신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은 ‘긍정’과 ‘도전’이라는 DNA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희망인 작지만 강한 기업을 일궈냈다. 학력을 중시하는 이 사회에서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던 중졸 중기 CEO들은 현실의 벽 앞에서 힘들어하는 ‘흙수저’ 후배들에게 얘기한다. “역경도 자산이다.”
아동용 내의업체 지비스타일은 최근 유아동기업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지비스타일의 ‘무냐무냐’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유일한 토종브랜드다. 박용주 지비스타일 대표는 1954년 가난한 집안의 일곱째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경북 포항에서 중학교를 마치 후 군대에 다녀온 뒤 울산에 있는 섬유회사에 취직해 일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시장에서 장사도 했다. 1991년 창업해 매출 700억원대 회사를 일궜다.
박 대표는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단체인 ‘메인비즈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회원사들의 중국 진출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비스타일은 올해 국내 아웃렛몰과 중국 직영점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 75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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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행복 나눔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째 어르신을 위한 ‘효도잔치’를 열고 있고, 매년 5억원 이상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회에 내놓는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김 대표는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안에 ‘청년벤처창업사관학교’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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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에 대한 그의 노력은 각종 수상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자동차운반선에 사용하는 차량 결박용 지지대인 ‘홀컵’을 자동으로 용접하는 기기인 ‘라이싱 포트’를 개발해 용접 작업환경과 용접 품질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의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앞서 2009년에는 고용노동부의 ‘3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
아이기스화진화장품 강현송 회장은 나무젓가락 생산 공장, 오징어잡이, 막노동, 길거리 사진사, 택시기사, 호떡장사 등 37가지 직업을 전전한 뒤 1982년 화장품 방문판매 전문기업 화진화장품을 창업했다. 강 회장은 직원 채용 때 학벌을 따지지 않는다. 그는 2007년 (사)국민일복운동본부 총재로 취임하며 사회 공익을 위한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이 밖에도 워커홀릭 CEO로 유명한 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와 이야기있는 외식 공간 오진권 대표, 김성길 대성중공업 회장 등이 대표적인 중기업계 ‘중졸 신화’의 주인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