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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대우조선해양 또 화재?...드릴십 시운전 검은연기에 소방차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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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원 기자

승인 : 2016. 02.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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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여러 대의 소방차가 거제소방서를 나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가 위치한 아주동 방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목격했다는 화재 의심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것입니다. 동일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오길 수차례, 최근 1년간 세 차례나 화재사고가 발생했던 옥포조선소였기에 소방관들은 일단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거제소방서를 출발한 소방차들이 옥포조선소에 도착하기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제소방서를 나오자마자 직선으로 뻗은 거제대로를 타면 옥포조선소 서문까지 곧장입니다. 또 급해진 마음에 평소보다 더 서둘렀을 테죠.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을 맞이한 것은 화재 현장의 급박함이 아닌 평화롭기 그지 없는 휴일의 조용함 뿐이었습니다. 복수의 신고자들이 목격했다던 ‘끝도 없이 솟구치는 시커먼 연기’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난데없이 들이닥친 소방차에 놀란 것은 오히려 주말 특근 중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결국 이날 신고된 검은 연기의 정체는 마침 시운전에 돌입한 한 드릴십 배기가스로 밝혀졌습니다. 드릴십은 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해 고정된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 해상에서 원유 또는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입니다. 크기도 평균 축구장 2~3개 정도로 거대합니다. 이정도 크기의 설비를 움직이려면 당연히 엔진배기량도 클 테지요. 시동을 걸자 마찬가지로 거대한 굴뚝에서 엄청난 양의 배기가스가 일순간 배출된 모양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점이 생겼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껏 수십 척의 드릴십을 건조한 조선소입니다. 시운전도 수십, 수백번 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 때마다 시커먼 연기사 치솟았겠죠. 시운전을 알리는 싸이렌도 분명 울렸을 것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시운전에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까닭이 궁금해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화재 사고 이후)직원들 사이에서 긴장감과 안전의식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안전에 관한 사항은 조심하고 보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24일과 11월 10일, 그리고 지단달 10일 발생한 세 차례 화재 사고를 겪으며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세 차례의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그간 관행상 넘어갔던 안전 부주의 등이 최근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전언입니다.

드릴십 시운전 매연으로 벌어진 주말 옥포조선소 화재신고 해프닝. 헛걸음질은 쳤을지언정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달라진 안전의식을 확인하고 간 거제소방서 소방관들의 마음은 가벼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홍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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