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최대 400대 판매… 북유럽서도 주문
車동호회·커뮤니티에 출시전 체험 기회
'바이럴마케팅'으로 소비자 신뢰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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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알온텍의 블랙박스 브랜드 ‘루카스’는 그런 의미에서 오랜 기간을 거쳐 검증된 제품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해외진출을 개척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많은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도 아니지만 ‘품질’과 ‘가격’이란 장점을 내세워 제품 하나로 승부수를 걸고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김종옥 대표(53)의 ‘뚝심’도 있었다.
“이베이·아마존 등 미국 시장부터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에 운석이 떨어졌을 당시 영상을 블랙박스가 담았는데, 그때부터 미국에서도 블랙박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중국보다 가격적인 경쟁력에서 자신이 있어 미국에서 먼저 승부수를 걸었죠.”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블랙박스 시장에 안착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자동차 동호회와 커뮤니티 사이트를 대상으로 출시에 앞서 직접 써보게 해 품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등 스스로 홍보대사를 자처하게 만드는,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을 미국 시장에서도 시도했다.
“우리는 삼성·LG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아니잖아요. 한국의 중소기업의 제품을 누가 믿고 쓰겠어요. 그렇다고 광고를 대대적으로 할 자본도 없으니 우리가 가장 자신이 있는 ‘품질’과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는 거죠. 다행히 미국 사이트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빠른 시간 내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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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싱가포르는 물론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와 심지어 이스라엘까지도 관심을 보이며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만큼 블랙박스가 발달한 국가가 없고 점점 시장이 커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타오바오, 일본의 큐텐과 라쿠텐 등에도 입점돼 있지만 성과를 논하기에는 미미하다. 특히 중국은 가격적인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현재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가까운 국가이기도 하고, 잠재적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접근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든 가격적인 경쟁력에선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한번 써보면 중국제품과 저희 제품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품질만큼은 월등하다고 자신합니다.”
그가 품질에 자신을 갖는 이유는 늘 매출의 30%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광고부문의 투자는 최소화하고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경영방침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면 온라인 매출이 늘 오프라인 매출을 견인하는 경우가 많다.
“신제품 출시 전에 최소 3군데 사이트 등에 제품 테스터를 실시해봐요. 우리 연구진은 실제로 사용자가 사용했을 때 부족한 부분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을 거쳐서 제품으로 출시하는 거죠. 솔직히 미국시장 진출 제품도 한국을 테스터 시장으로 보고 2년여간의 품질검증을 끝낸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오프라인 애프터서비스(AS)매장이 없는 미국에서 제품을 수리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품질에 더욱 신경을 썼다. 설치도 간단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한국과 달리 액정화면(LCD)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
“처음으로 산 물건이 계속해서 불량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면 누가 또 제품을 사고 다른 이들에게 추천을 하겠습니까. 이미지만 나빠지고 오히려 진출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았겠죠. 불량을 최소화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온라인으로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지만 요즘 그에겐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온라인의 가격적인 혜택으로 쉽게 소비자에게 다가섰지만 오프라인 판매자들도 늘면서 이들이 온라인과 경쟁하면서 이익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아예 해외에서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없는 보호국가로 지정해놨습니다. 또 저희가 마진을 더 적게 받는 것으로 해서 비슷하게 수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격을 정하는 게 정말 힘듭니다.”
김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연구직으로 10여년간 근무하다 자동차·휴대폰 관련 제품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2001년 돌연 회사를 그만뒀다. 5년간 벤처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2006년 큐알온텍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RFID(극소형 칩에 상품정보를 저장하고 안테나를 달아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장치)로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2008년부터는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녹록지 않다.
“지금도 후회하죠. 왜 그때 회사를 나왔었나 하고요. 사업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중소기업에서는 정말 인력문제가 가장 어려워요. 넉넉한 자본이 없어 우수인력을 얻는 것도 힘들지만, 어느 정도 육성시키면 또 나가버리니 늘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는 투명경영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해 직원들에게도 회사돈의 사용처를 되도록 공개하고 있다. 직원들 역시 회사의 살림에 신경을 쓰고 ‘우리회사’라는 인식을 함께 하도록 독려한다.
“벤처기업을 다니면서 온 집안 식구들이 회사의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좋지 못하더라고요. 저는 절대 집안 누구든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신뢰를 쌓는데 더 힘이 들더라고요. 리스크 관리도 많은 신경을 씁니다.”
블랙박스 사업에 뛰어든 지 10년도 채 되지 않지만 국가기관으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벤처기업, 글로벌성장사다리기업 등 다양한 인증을 받았다.
“올해 목표는 120억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4월까지 40억원을 이뤘으니 100억원은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B2B(기업 대 기업)쪽으로도 개발의뢰가 들어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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