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만으로 승부하는 IT기기 업체들은 방심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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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물인터넷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경험한 기업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저마다 새로운 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고 실생활에 적용시킨 사례가 드물다.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IT기업과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기업이 인프라 투자, 관련기기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생활에 유용하게 연결된 사례는 드물다. 오히려 유통,문화컨텐츠 등의 전문기업이 기술들을 연결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사물인터넷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 GS리테일은 TV홈쇼핑·가상피팅·무인사물함 시스템을 연결한 신개념의 유통시스템을 선보였다. 아울러 전자테이블에 상품을 올려놓으면 상품정보 및 자동계산이 되는 시스템도 소개했다.
유통전문기업인 GS리테일이 박람회에서 선보인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은 없다. TV홈쇼핑을 사물함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에서 사용된 개별 기기는 이미 IT업체나 통신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완료했거나 시판중에 있다.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선보인 ‘가상피팅’ 시스템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일부 기관이 연구개발(R&D)등을 통해 이미 개발한 기술이며, 이미 여러 기업에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무선사물함은 국내 이통사인 LG유플러스가 수 개월전 개발을 마치고 롱텀에볼루션(LTE)을 적용해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또 전자테이블은 국내 한 중소기업이 ‘멀티터치 테이블’이라는 상품명으로 여러 박람회에 소개됐다.
IT기기 전문 기업들과 다른점이 있다면 관련기기를 GS리테일의 유통사업에 맞게 도입하고 사물인터넷이라는 부분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제품 하나하나를 선보인 일부 대기업들 제품보다 더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단일 기기측면에서 삼성전자, 이통사 등 대기업이 미래시장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 사업부문은 이제 첫발을 내디딘 신흥시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이 본격화되는 시대에 IT기업이나 통신기업 등이 배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그 예시로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IT전문 기업 등이 급성장한 지난 90년대 후반의 상황이 언급되고 있다. 지난 1998년 두루넷을 시작으로 초속인터넷망의 보급은 포털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졌고, 관련 기업들의 성장에 바탕이 됐다. 그 과정에서 통신망을 제공했던 기업들은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IT기업이나 통신기업들이 ‘연결’과 관련된 사물인터넷에 관련된 사업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향후 ‘연결’ 중시의 사물인터넷시대에 배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관련업계 전문가는 “현재 이통사, 삼성전자 등의 많은 IT기업들이 앞서간다고 가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이 분야는 아직도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태”라며 “사업을 주도하기전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