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선전을 등에 업고 오는 10월 치러질 대선에서 재선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국가적 재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자 브라질 국민들의 분노가 호세프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의 부상 소식에 외신들이 대선을 앞두고 국가 분위기가 달라지리라 전망할 정도로 축구는 브라질 국민에게 스포츠 이상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이번 브라질의 패배로 좌절한 브라질 국민들이 시위를 일으키고 현직 대통령의 조기 사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라질에서는 110억 달러(약 11조 원)에 이르는 월드컵 개최비용이 보건, 교육 등 공공서비스 지원에 들어가야 할 돈이라며 월드컵 개막식 직전까지도 반대시위가 열렸었다.
하지만 일단 월드컵 개막 후 축제 분위기가 돋워지고 역대 팀중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은 브라질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면서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하기 시작해 40%를 웃돌기까지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월드컵이 국민들의 자존심을 높여준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브스는 이날 경기 전반전이 5-0으로 끝나자 브라질 관중석에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이 섞인 노래가 불려졌다며 관중들이 비난의 화살을 호세프 대통령에게 돌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 전반전 후 이미 참혹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장을 떠나는 관객들이 속출했고 거리에서는 브라질 국기가 불태워지는 등 감정이 격해졌다고 전했다.
상 파울루 시에서는 한 시민이 “브라질인인 것이 수치스럽고 자살하고 싶다”고 거리에서 난동을 부렸으며 북동부 헤시피 시에서는 일부 축구팬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해 진압해야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라질 정부가 이번 월드컵이 브라질에 6번째 컵을 안겨주리란 기대로 토너먼트를 여는데 수백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남은 건 씁쓸한 뒷맛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