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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연극 ‘마리화나’로 주연 서주희ㆍ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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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08. 11. 26. 10:21

“가벼운 코미디 좋아” “웃다가도 뭔가 생각하게 해”


연극 ‘레이디 맥베스’ ‘잘자요, 엄마’ 등에서 비극적인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서주희와 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손꼽히는 오달수가 연기호흡을 맞춘다.

이들 두 배우는 조선 궁중의 성 스캔들을 다룬 연극 '마리화나'를 통해 내달 5일부터 내년 1월24일까지 마방진극공작소 무대에 함께 선다.

서씨는 세자빈 봉빈 역을, 오씨는 내관 용보 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서씨는 "달수씨와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지만 10년을 연모해 온 배우"라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1997년 '남자충동' 연습실에서 달수씨를 처음 봤어요. 코믹함, 순발력, 유연함에 반해 그때부터 팬이 됐죠. 꼭한번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10년 만에 그 소원이 이뤄졌네요."(서주희)

"'남자충동'은 부산에서 연극하던 제가 서울 올라와 처음 했던 공연이예요. 당시 저는 서주희 씨를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새까만 신인이었죠. 지금도 서주희 씨와 같이 연극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너 많이 컸다'고들 하더라구요."(오달수)

연극 '마리화나'는 서기 1436년 조선 궁궐을 배경으로 왕세자 부부와 내관, 궁녀 등 일곱 남녀의 얽히고설킨 욕망과 치정을 대담하게 풀어낸 코미디다.

문종의 세자시절 두번째 부인이자 세종대왕의 며느리였던 봉씨가 궁녀와의 동성애로 폐출당한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오씨는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서씨가 코미디에 출연한다는 것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일 관객이 많을 듯하다.

서씨는 "'마리화나' 초연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먼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관객들이 나를 심각한 배우, 진지한 배우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이 작품을 더욱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각한 연기만 한다는 건 오해에요. 저도 가벼운 코미디 좋아하거든요. 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버자이너 모놀로그'만 봐도 그래요. 공연 중 반은 관객의 눈물을 빼지만 반은 배꼽 잡고 웃게 만들었죠."

현재 '잘자요, 엄마'에서 자살을 앞둔 딸 역을 맡아 깊은 심적 고통을 표출하고 있는 서씨는 '마리화나'에서 카마수트라를 탐독하고 동성애까지 즐기는 봉빈 역을 맡게 된다.

"보통 공연 기간 내내 극 속의 인물에 빠져 산다"는 그는 "'잘자요, 엄마' 속 괴로움의 정서에서 '마리화나' 속 즐거움, 가벼움의 정서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와 함께 극을 이끌어나갈 오씨는 봉빈을 남몰래 사랑하지만 그 욕망을 억압당하는 내관 용보 역을 맡는다.

"용보는 이루지 못한 봉빈에 대한 욕망을 내관을 통해 해소하죠. 봉빈은 남편인 세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그 모멸감과 외로움 때문에 나인과 관계를 형성하고요. 연극 속 모든 관계가 이런 식으로 시작합니다."(서주희)

오씨는 "끊임없이 웃다가도 무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미덕을 가진 작품"이라며 "자연스럽지 못한 욕망의 억압이 또 다른 큰 욕망을 낳고 어떤 큰 불행을 낳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년 배우가 아닌 연출가 혹은 제작자로서도 새 작품을 선보인다.

서씨는 뮤지컬 '행복한 왕자'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할 예정이다. 또 배우 김호정 씨와 함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극단 신기루 만화경 대표인 오씨는 내년 1월 연극 '네 개의 문'과 '설공찬전'을 동시에 선보인다. 8년간 신기루 만화경을 이끌어 온 오씨는 그동안 무려 스무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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