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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이 자백하며 찾은 ‘그 형사’

연쇄살인범이 자백하며 찾은 ‘그 형사’

기사승인 2009. 01. 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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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한충식 경사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30일 새벽 특별히 어떤 형사를 지목해 불러달라고 부탁한 뒤 그 형사에게 자신의 범행을 모두 털어놓았다는 수사 비화가 전해지며 '그 형사'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형사는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한춘식(40) 경사로 30일 새벽 강으로부터 이미 드러난 실종자 2명의 범행 외에 5명을 더 살해했다는 자백을 극적으로 받아냈다.

강은 지난 24일 군포에서 실종된 A양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뒤에도 나머지 의혹이 가는 여러 실종 사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강은 29일 밤 자신의 점퍼에 묻어 있던 혈흔의 DNA가 실종된 김 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들이밀자 겨우 이 사건을 하나를 더 자백하곤 다시 입을 닫았다.

그러나 수사진은 지난 2년여간 수집한 경기 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의 수사 자료와 강의 휴대폰 사용내역 등 동선을 차례로 제시하며 여죄를 추궁하자 강은 곧 궁지에 몰렸다.

강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새벽 2시 께 갑자기 한 경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경력 14년의 베테랑 수사관 한 경사는 강을 검거한 뒤 심문에 참여, 강과 붙어있다시피 하며 끈질기게 설득작업을 해 왔다.

한 경사와 대면한 강은 "답답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머지 5명 실종자에 대한 범행을 차례차례 털어놨다.

강은 한 경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니 시원하다.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며 뉘우치는 모습도 보였다.

한 경사는 "강이 범행동기에 대해 '내가 미쳤나보다'는 얘기 정도만 하고 있으며 '가족과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강이 5차 범행 후 6차 범행을 저지르기까지 1년 10개월여의 공백이 있었던 점에 대해 "강이 '5차 범행 뒤 언론에 경기 서남부지역 실종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돼 검거가 두려워 한동안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은 6차 범행부터는 이전에 사용했던 자신의 무쏘차량 대신 어머니 소유의 에쿠스 승용차를 쓰는 등 범행 형태를 일부 바꾸기도 했다.

한 경사는 강으로부터 결정적인 자백을 받아 낸 공로에 대해 "수사기법상 한팀은 피의자에게 여러 정황과 증거를 제시하며 압박하고, 다른 한팀은 친밀감을 보이면서 설득.회유하는 게 보통이어서 어느 개인이 공을 세운 것은 아니다"면서 수사진 전체에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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