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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범 당수동 축사 범행 아지트

살해범 당수동 축사 범행 아지트

기사승인 2009. 01. 3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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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여대생 납치살해범 강호순(38)이 수원 실종주부 김모(48)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한 자백을 이끌어낸 증거물이 수원 당수동 강씨가 운영하는 축사에서 발견되면서 이 축사가 부녀자 연쇄 납치ㆍ살해사건의 '아지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간 이어진 7건의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은 수원시와 군포시, 안산시, 화성시 등 4개시에서 발생했다.

강씨 축사가 있는 수원시 당수동은 수원의 서쪽 외곽지역이면서 4개 시가 만나는 시 경계지역으로 연쇄 실종사건 현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만 보면 광범위해 보이지만 7명의 실종지점이나 암매장지점이 모두 강씨 축사에서 7㎞ 이내 거리에 있다.

이 지역은 직장인들이 출퇴근하는 같은 생활권이지만 각각 자치단체 중심에서 보면 외곽에 지나지 않아 주택가가 형성되지 않은 황량한 개발 소외지역인데다 방범초소나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방범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통과 도로에 간간이 설치된 버스정류소는 주택가에 있기도 하지만 논과 밭을 지나 도로로부터 떨어진 작은 마을로 들어가는 어귀에 설치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축사를 중심으로 주변에 국도 42호선과 국도 39호선, 의왕-고색 고속화도로 등 최근 광역 도로망이 연결됐다. 강씨가 부녀자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신속하게 시신을 처리하는 데 이들 도로망도 한몫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씨는 2007년 1월 6일 노래방 도우미 김모(당시 37세) 씨를 안양시 안양동에서 납치, 살해하고 그 다음날 수원시 금곡동에서 여대생(당시 20세)씨를 납치, 살해하기도 했다.

당수동 축사와 김씨가 실종된 수인산업도로(국도 42호선)와의 직선거리는 1.5㎞에 불과하고 농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하면 3㎞ 안팎이다.

김씨의 시신의 발견된 안산시 성포동 야산도 8㎞ 정도로, 수인산업도로와 연결되는 국도 39호선을 타면 10-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2007년 1월 7일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가 실종된 수원시 금곡동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도 강씨 축사에서 1.5㎞ 정도로 가깝다.

또 2006년 12월 실종된 노래방도우미 박모(37)씨가 2007년 5월 시신으로 발견된 안산시 사사동 야산 역시 강씨 축사에서 2㎞가 채 되지 않는 지척이다.

박씨를 비롯해 실종 여성 3명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확인된 화성시 비봉IC 주변도 강씨 축사와 6.5㎞ 거리에 있다.

강씨는 당수동 축사를 2006년 봄 임대해 형과 함께 소 20여 마리, 돼지 10여 마리를 키웠으며 축사를 임대하던 해 겨울부터 부녀자 7명을 납치, 살해가 시작됐다.

축사 임대목적이 소나 돼지를 키우는 것이었겠지만 주변의 이런 조건으로 강 씨가 범행의 아지트로 사용하게 발전됐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씨가 부녀자 7명을 연쇄 납치ㆍ살해한 시기는 모두 겨울철(12월~1월)로,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도시 외곽에서 목격자 없이 범죄하기가 적절한 때였을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

경찰 수사본부는 지난 24일 강씨 검거직후 당수동 축사를 주목하고 정밀감식을 벌여 김 씨의 것과 동일한 유전자가 검출된 점퍼를 비롯해 다른 옷가지와 곡괭이, 삽, 신발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결국 30일 축사에 있던 리베로트럭에서 압수한 강 씨 점퍼의 소매에 얼룩으로 남아있던 혈흔(또는 체액)의 유전자가 숨진 김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 추궁 끝에 여죄를 모두 자백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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