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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부실 초동수사가 연쇄살인 불러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가 연쇄살인 불러

기사승인 2009. 01. 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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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연쇄 살인범 강호순(38)이 2년에 걸쳐 경기 서남부 지역을 휘저으며 살인행각을 벌이도록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경찰은 희생자들의 실종을 '단순 가출'로 치부해 조기 해결의 기회를 놓치거나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해 '7명 연쇄살인'이라는 엄청난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희생자인 노래방 도우미 배모(당시 45세) 씨의 가족은 배 씨가 2006년 12월 13일 실종되고 8일이 지난 같은 달 21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18일 만인 2007년 1월 8일에야 실종자 수색작업과 금융거래 내역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당시 실종신고가 8일 만에 접수됐고, 배씨가 여러 차례 가출한 전력이 있어 범죄 피해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2006년 12월 24일 두 번째로 변을 당한 다른 노래방 도우미 박모(당시 37세)씨 역시 가족들이 친구찾기 서비스로 위치를 추적해 나흘 만인 28일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은 열흘이 지난 2007년 1월 8일에야 통화내역 조회에 들어갔다.

대수롭지 않은 단순 미귀가로 판단하다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취한 조치였다.

2007년 1월 6일 안양에서 강호순에게 유인돼 살해당한 또 다른 노래방 도우미 김모(당시 37세)씨의 경우 경찰이 '쉬쉬' 하다 1년여 뒤인 지난해 3월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을 취재 중인 언론에 들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노래방 도우미 배씨와 박씨,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 회사원 박모(당시 52세)씨 등 4명이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월 사이 집중적으로 실종돼 경기 서남부 연쇄실종사건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연쇄사건의 피해자가 추가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를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샀다.

노래방 도우미 김씨가 숨진 뒤 1년 10개월이 지난 2008년 11월 강호순은 이런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범행을 재개해 수원에서 40대 주부가, 군포에서 여대생이 각각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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