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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종룡, 우리은행 잇단 금융사고 책임지고 자진 사퇴해야

[사설] 임종룡, 우리은행 잇단 금융사고 책임지고 자진 사퇴해야

기사승인 2024. 08. 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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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수백억원대 잇단 횡령사고에 이어 전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부정대출이 불거지면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임 회장은 12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밝혔다. 


정말 임 회장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 한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줄곧 내부통제를 강조해왔지만 그의 임기 중 금융사고가 반복 발생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전임 회장 친인척에 얽힌 350억원대 부정대출 사실을 최종확인하고도 4개월 넘게 쉬쉬하며 은폐·축소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수십 명 직원의 휴대폰을 검열하고, 임원을 대상으로는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사전 동의서까지 징구했다. 내부문제의 외부 누설을 막으려한 게 아니었냐는 말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42건,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 가운데 통상의 대출심사 기준 및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정 대출이 57%인 350억원에 달했다. 


임 회장이 자인했듯이 현 경영진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부정대출 중 일부는 임 회장 취임 후에 이뤄졌고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1~3월중 자체검사를 통해 부정대출을 발견·조사했고, 4월 본부장 면직과 지점장 감봉 등 엄정한 제재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정대출 관련자들을 사문서 위조 및 배임 등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발한 것은 금감원 검사결과 발표 직전인 이달 9일이었다. 제보로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제보가 없었다면 사건을 덮으려했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공직 경험을 가진 최고경영자다. 연이은 우리은행의 횡령사고와 부정대출로 우리금융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그렇다면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말로만지지 말고 금감원 등 당국에서 책임을 묻기 이전에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 그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새로운 경영진이 와서 사태를 수습하고 우리은행의 경영을 확실하게 쇄신하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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