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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에 ‘脫쿠팡족’ 쟁탈전…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요금 인상에 ‘脫쿠팡족’ 쟁탈전…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기사승인 2024. 08.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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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멤버십 월 7890원으로 58% 올려
업계, 사실상 무료 멤버십 등 혜택 강화
SSG닷컴 쓱배송 클럽 가입자 30% 껑충
티메프 사태로 대기업 본격 수혜 시각도
"멤버십 요금이 한 번에 많이 오른 것 같긴 하지만, 이미 쿠팡 사용에 익숙해져서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탈 생각은 없습니다. 평소 배달 음식과 쿠팡플레이 시청도 많이 하기에 이 정도 금액은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대림동 30대 A씨)

"평소에 쿠팡에서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매달 8000원에 가까운 이용료를 내야 하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다른 이커머스를 사용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 판단해 탈퇴했습니다." (서울 성수동 40대 B씨)

지난 7일부로 이커머스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의 유료서비스 '와우 멤버십' 회비는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됐다. 인상 폭이 적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쿠팡을 탈퇴하는 이른바 '탈쿠팡족'이 상당수 생겨날 것이란 관측이다.

경쟁사로서는 쿠팡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고객을 대거 흡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가뜩이나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의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이번 쿠팡의 회비 인상이 불러올 나비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롯데·컬리 등은 파격 할인과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신규고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 지난 7일부터 멤버십 요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상당수의 고객이탈이 발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회원 이동에 다시없을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SSG닷컴은 쿠팡을 이탈하려는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멤버십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SSG닷컴이 지난 7월 15일 론칭한 신선식품 특화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의 신규 가입자 수는 전주 대비 30%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쓱배송 클럽 가입 회원 3명 가운데 1명은 1개월 이상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으로, 미이용 고객의 재유입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쿠팡 와우 멤버십 기존 회원의 연회비가 인상된 것과 맞물려 일부 와우 회원이 멤버십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전체 가입자 중 20∼30세대 비중이 신세계 통합 쇼핑몰 유니버스 클럽보다 15%포인트 높은 점도 눈에 띈다. 무료배송 기준을 기존 4만원에서 1만원대로 낮춰 알뜰 소비를 원하는 젊은 1∼2인 가구가 대거 신규회원으로 들어온 덕분이다.

쓱배송 클럽은 쓱배송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무료배송 쿠폰과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한다. 무료배송 쿠폰은 1만4900원 이상 주문 시, 할인 쿠폰은 5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그룹사 할인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SSG닷컴은 연말까지 쓱배송 클럽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한다. 쓱배송 클럽 신규 고객에게는 장보기 지원금 1만5000원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자에게는 SSG머니 1만원을 지급해 실제 연회비는 없는 셈이다.

롯데온은 익일배송 서비스를 본격 강화키로 했다. 먼저 이달 말까지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내일온(ON)다' 상품을 23만개로 확대한다. 롯데온은 별도의 유료 멤버십 가입 없이도, 내일온다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주문건이 무료로 익일 배송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온에서 3만원 이상 주문건은 현재도 무료배송 되고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멤버십 문턱을 낮추고 혜택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컬리는 이달부터 '컬리멤버십(월 1900원)' 고객이 2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 배송 쿠폰 31개를 제공한다. 사실상 무료 배송으로 전환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맴버십 회비 인상에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시기"라며 "대기업 유통강자들 역시 이 시기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회원 유치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로서는 여러 혜택을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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