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대리인 "구글, 스마트폰 제조사·통신사·브라우저사에 연 100억달러 이상 지급"
구글, EU 80억유로 벌금 등 해외서 반독점법 위반 관련 피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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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소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20년 10월 법무부가 제기했으며 미국에서 빅테크(기대 기술기업)에 대한 반독점 위반 소송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 이후 25년 만이다.
쟁점은 구글이 검색과 검색 광고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 등과 계약을 맺는 등의 방법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불법적 행위를 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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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대리인 "구글, 스마트폰 제조사·무선 통신사·브라우저 제조사에 연 100억달러 지급"
미국 법무부 대리 케네스 딘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인터넷의 미래와 구글의 검색엔진이 의미 있는 경쟁에 직면할지에 관한 것"이라며 "구글이 경쟁자를 차단하기 위해 기본 독점권을 요구했다는 것을 증거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와 주 정부는 구글이 휴대전화와 웹 브라우저에서 미리 선택된 옵션이나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되는 대가로 스마트폰 제조사·무선 통신사·브라우저 제조사들에게 돈을 지불, 불법적으로 독점권을 유지했다고 주장해 왔다.
딘처 변호사는 구글이 애플 등에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지불했다며 2020년까지 사파리에 기본 검색엔진 설정을 위해 애플에 40억달러(5조3200억원)~70억달러(9조3100억원)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본값(디폴트) 설정을 위해 무선 통신사들에게 10억달러(1조330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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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글이 10년 이상 동안 불법적으로 독점을 유지해왔다"며 그 결과 진지한 경쟁이 사라져 구글이 혁신과 개인정보 보호 같은 다른 문제에 덜 신경을 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딘처 변호사는 애플이 컴퓨터·휴대전화, 그리고 기타 기기의 기본 브라우저로 구글보다 나은 옵션을 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 사용 계약을 무기화했다고 밝혔다.
딘처 변호사는 이 계약에 따라 구글이 추가 광고 수입과 구글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피드백 고리(loop)를 만드는 검색 데이터라는 이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높이고, 이는 광고비 인상으로 이어져 구글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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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처 변호사는 구글이 돈 지급뿐 아니라 광고주들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인터넷상의 광고 경매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가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문서를 숨기고, 파기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구글이 애플 등에 지급한 결제 관련 소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데 이는 기본 검색엔진 설정 계약이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주정부를 대리하는 윌리엄 캐버노 변호사는 구글의 독점력 덕분에 광고 수입이 급증했으며 온라인 광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며 구글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표시하는 텍스트 광고를 통해 수입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버노 변호사는 모바일 기기 검색 사업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8%였고, MS 빙은 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 구글, EU 80억유로 벌금 등 해외서 반독점법 위반 관련 피조사...구글 "인기, 제품 우수성 때문"
구글은 모바일 운영 체계(OS)·검색 사업·디스플레이 광고 운영에서의 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80억유로(11조4000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3건의 유럽연합(EU) 소송 등 해외에서도 반독점법 위반 관련 조사를 받아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구글 변호인단은 치열한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구글 제품의 인기는 우수성 때문이라며 구글 검색엔진이 웹 브라우저나 스마트폰에 사전 설치돼 있지만 소비자들이 쉽게 다른 검색엔진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법원이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구글에 사업 일부를 매각하거나 문제가 된 사업 관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할 수 있으며 미국 반독점 당국자들은 구글의 해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