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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급발진 사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아야

[여의로] 급발진 사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아야

기사승인 2024. 0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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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내 최초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 도입
한국 정부도 일본처럼 정책적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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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산업부 기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도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도 차량 이상이 아닌 운전자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참사를 줄일 수 있는 기술로는 일본의 PMPD(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9%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 십년 전부터 PMPD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 운전자의 오조작에 의한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2021년부터 PMPD의 성능 인증 제도 등의 대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PMPD의 탑재율은 2020년 기준 90%까지 높아졌으며 페달 오조작에 의한 연간 사고 건수와 부상자 수는10년 사이 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초고령 사회로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 고령 운전자와 더불어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가 차량의 페달을 오조작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신기술 'PMSA(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를 도입했다.

PMSA는 장애물이 가까이 있는 정차 상황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실수로 가속 페달을 강하게(0.25초 이내 가속 페달 100% 입력) 밟을 경우에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 유압을 인가하는 기능이다. 먼저 구동력을 제한한 다음 제동이 이루어지기에 급제동 시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충격도 적다.

일본의 PMPD나 현대차의 PMSA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는 정차 상황을 전제로 하지만 주행 중에도 발생할 수 있는 페달 오조작 상황도 판단할 수 있도록 기능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의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일본은 내년 6월부터 모든 신차에 PMPD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아닌 자동차 업체의 개별적인 기술 개발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경우 일본에 수출하는 캐스퍼에도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이 장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기술적으로는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한국도 정책적으로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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