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날 만난 전통적 라이벌 중국-인도 정상

시진핑-모디 중국 우한서 양일간 비공식 회담..."양국 관계 정상화 모색"
중국, 대미 갈등 속 인도 관계 회복 시급...인도, 경제 외교 실익 필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비공식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사진=우한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7일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회동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27∼28일 이틀 일정으로 우한에서 비공식 회담을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전 우한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25일부터 현지 시찰 활동을 하한 후 회담에 임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전략소통’을 통해 지난해 6월 히말라야 도카라(부탄명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 접경에서 73일간 양국군 부대가 무장대치를 한 이래 더욱 소원해진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모색했다.

뤄자오후이(羅照輝) 주인도 중국대사는 인도 유력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 기고문에서 “‘둥랑 사건’이 양국 지도자의 직접적 지휘로 적절하게 처리됐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방중은 다소 이례적이다. 오는 6월 9∼10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경 문제 등 때문에 양국 간 관계는 전통적으로 불편했다. 특히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인도가 미국·일본·호주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적극 참여하면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미묘해졌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국제공항./사진=우한=하만주 특파원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전격 회담에 나서게 된 것은 양국의 전략적 계산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 무역전쟁·기술기업 통제·대만 문제 등으로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인도와 관계를 다져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 입장에서는 중국과 파키스탄으로부터 동시 압박을 받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모디 총리는 특히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와 외교에서 실적을 낼 필요가 있다.

중국 펑파이(澎湃)망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1988년 당시 중국과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6500억 달러로 당시 미국의 11%에 불과했으나 30년이 지난 2017년 양국의 GDP 합계는 15조6000만 달러로 미국의 80%에 달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왕더화(王德華)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센터 남아시아연구소 소장은 “현 국제정세 하에서 중국과 인도는 수많은 전략적 합일점이 있고, 양국이 갖는 공감대 부분은 불합치 부분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린민왕(林民旺)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1988년 라지브 간디 인도 총리의 방중으로 관계 정상화를 이룬 이래 양국 지도자가 여는 첫번째 비공식 회담으로 관례를 벗어나 있다”고 분석했다.

모디 총리는 전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 함께 양자회담을 열고 세계 중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며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각자 국가의 발전전망과 우선사항을 토론하며 전략적·장기적 측면에서 양국 관계 발전방향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