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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마키코 할머니 “손자 선물도 인터넷으로...”

[희망 100세 시대] 마키코 할머니 “손자 선물도 인터넷으로...”

기사승인 2012. 11.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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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노트북 앞으로 향하는 68세, 스즈키 마키코 할머니. 

   
할머니는 하루 중 이 시간이 제일 바쁘다. 인터넷 쇼핑몰을 방문해 '오늘의 대박 상품'을 스캔하고 선택, 구매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연말 특별 세일을 실시하는 쇼핑몰이 많아 이참에 미리 손자, 손녀들 선물도 사둘 생각이다.

또 나가기 전에 알림장이나 전자메일 확인도 잊지 않는다. 병원이나 각종 모임 등 오후 스케줄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시니어'로 사는 마키코 할머니의 일상이다.  

'하루에 한번, 매주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젊은 층보다 인터넷 쇼핑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소비행동을 하는 세대.' 일본 시니어비즈니스 전문가로 알려진 무라타 히로유키 씨가 지난 1999년 아사히신문에 기고한 스마트시니어에 대한 정의다.

1970년 고령화 사회, 1994년 고령사회, 2007년 고령자 인구가 20%를 넘어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 이들에게 '스마트시니어'란 단어는 이미 일상화된 지 오래다. 

여기에 단카이 세대(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나 70, 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본격 은퇴하면서 IT기기를 다룰 줄 아는 '스마트시니어'가 늘면서 신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 광고업체 덴츠가 최근 60대에서 79세까지의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이용 실태에 관해 조사한 결과, 60대의 57%, 70대의 23.2%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 증가폭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대 같은 조사에서 4.5%였던 60대 인터넷 이용률은 2005년 25.0%, 2010년에는 48.8%로 대폭 늘었다. 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의 경우엔 60대가 70.2%, 70대가 26.3%에 달했다.

기기별로 보면 60대의 37.3%, 70대의 14.0%가 컴퓨터로, 60대의 51.3%, 70대의 18.9%가 휴대전화를 각각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시니어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일본 IT업체들도 시니어마켓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오후 11시경이었던 인터넷 쇼핑몰의 황금시간대가 최근에는 오전 출근시간대, 점심시간대로 점점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근시간에는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점심시간에는 고령자들이 주문을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쇼핑몰 전체 매출에서 고령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이지만 이들의 평균 구매액은 연간 10만1900만 엔(약 134만원, 총무성 집계)으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다. 그야말로 시간적 여유와 구매력을 겸비한 '최고의 고객'인 셈이다. 

일본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라쿠텐은 최근 오전 11시부터 1시 사이를 황금시간대로 정하고 시니어 계층의 주요 관심 분야인 식품, 취미 제품을 싸게 파는 등  시니어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대해 라쿠텐 관계자는 "시니어의 구매력이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야후쇼핑도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의 구매자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22%에 달한다면서 이들만을 위한 캠페인을 검토 중이다. 

덴츠 총연의 쇼노 토오루 연구원은 "단카이세대의 정년퇴직이 늘면서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고령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각 업체들은 이들의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페이지 이동을 줄이거나 단순하게 만드는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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