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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수익성 생각하라” 한마디에 응답하는 신세계그룹 신임 CEO

정용진 “수익성 생각하라” 한마디에 응답하는 신세계그룹 신임 CEO

기사승인 2024. 02. 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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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양 이마트24 대표, 이마트와 춘식이 공통 마케팅 실시
송현석 신세계L&B 대표, '와인앤모어' 간판브랜드로 육성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스타벅스 신화' 다시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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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유통업계 중 가장 빨리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낸 신세계그룹이 본격적인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구원투수로 등판한 신임 대표이사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 신년사를 통해 밝혔듯 그룹의 경영기조가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며 부진 사업 살리기에 나서는 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채양 이마트24 대표, 송현석 신세계L&B 대표,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가 업무파악을 끝내고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그룹 내 온·오프라인 유통 계열사를 한 데 모아 연계 효과를 키우는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의 주축인 한채양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또 다른 계열사 이마트와 통합한 상품으로 이마트24의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첫 통합 마케팅의 시작은 밸런타인데이다. 이마트는 게임, 웹툰 등 MZ세대가 좋아하는 업계와의 IP(지적재산권) 제휴 경험이 많은 이마트24와 함께 올 밸런타인데이에 카카오 캐릭터 '춘식이'를 공통 IP로 적용해 상품을 기획했다.

그동안은 이마트의 PB상품과 같은 모회사의 콘텐츠가 자회사인 이마트24에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협업은 자회사의 콘텐츠가 이마트로 역도입된 사례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마트24는 현재 업계 4위로 점포수 1만개를 훌쩍 뛰어 넘는 톱3와 비교하면 점포수에서 밀린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 점포수는 6749개다. 이마트24로서는 대형 유통채널인 이마트와의 협업은 톱3와 규모의 경제를 해볼 만한 기회다. 이마트 역시 MZ세대가 주소비층인 편의점 상품으로 마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5년 만에 노브랜드도 재입점시키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적자사슬을 끊고 2022년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익 9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같은 기간 3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상품 경쟁력 약화를 주요 원인으로 봤다.

대형 유통채널인 이마트와의 통합 상품 소싱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 부족한 점포수의 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지난 인사에서 신세계L&B까지 맡게 된 신세계푸드의 송현석 대표도 본업에 집중하는 데 방향성을 맞추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산 위스키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신세계L&B의 본업인 와인 유통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역시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신세계L&B는 지난해 3분기 말까지 10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06억원에서 1357억원으로 13.21%가 줄었다. 적자 상황에서 투자 기간이 비교적 긴 위스키 생산을 지속 전개하기는 부담스럽다.

이에 신세계L&B는 올해 성장 비전으로 주류 전문매장 '와인앤모어'를 와인 및 주류 사업 전체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역할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와인앤모어' 매장뿐 아니라 다양한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에서 신세계L&B만의 엄선된 와인 및 주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 시도로 '2024 청룡 에디션 패키지'를 기획했으며, 신세계L&B는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석구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은 신세계라이브쇼핑도 2월부터 멤버십 통합과 멤버스 라운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각각 운영하고 있던 TV와 모바일 멤버십을 통합함으로써 TV로만 주문했던 약 300만명의 고객들도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등급별 쿠폰과 적립금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멤버스 라운지를 신설해 찜하기 등의 미션활동으로 쿠폰과 적립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지속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달 고객 앱 사용 편의를 확대한 개편 이후 앱의 일 방문자수가 전달 대비 10% 이상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홈쇼핑을 비롯해 티커머스 등은 TV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줄어들며 위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사업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적임자로 이석구 대표를 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로 있으면서 매출을 9배 이상 끌어올린 입지전적 인물이다. 당시 매장에 전기 콘셉트와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파격적 시도와 모바일 주문 시스템 '사이렌오더'를 도입해 스타벅스만의 문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036억원에 그치고 있는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서는 이석구 대표가 가진 미다스의 손길이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신임 대표들이 3개월 간의 업무 파악을 끝내고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사부터 계속해서 강조해오고 있는 '업의 본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면서 "겸직 대표와 함께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로 돌아선 신세계그룹의 올해 경영전략이 맞아떨어질지 올 1분기부터 시장의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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