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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다 바꿔라”…위기 기로 신세계그룹, ‘파부침주’ 각오

정용진 “다 바꿔라”…위기 기로 신세계그룹, ‘파부침주’ 각오

기사승인 2023. 11. 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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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영전략실 개편 후 첫 전략회의 주재
"가장 많이 연구하고 일하는 책임 조직 돼야"
올들어 이마트·신세계 등 핵심 축 '흔들
다시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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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다. 그룹의 핵심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마저 흔들렸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인데 영업이익은 꼬꾸라졌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 이커머스 사업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최대 위기에 봉착한 신세계그룹이 이를 악물었다. 지난 9월 유통그룹 중 가장 먼저 내년도 정기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도 재정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직접 나서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절박한 심장으로 내년을 바라보는 신세계그룹의 각오는 결연할 수밖에 없다.

23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7일 경영전략실 개편 후 첫 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영전략실이 과거 일해온 방식을 질책하며,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발언인 셈이다.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은 각 계열사들을 통제하고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면서 "경영전략실부터 솔선수범해 변화의 선두에 나설 때 그룹 전체의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계열사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역대급 물갈이' 인사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기존 그룹의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경영전략실을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안정적으로 보좌하는 본연의 업무를 강화해 최고경영진의 경영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변화를 꾀하는 한편, 기능 중심의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신임 경영전략실장에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임영록 대표가 겸직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본업인 오프라인의 경쟁력 회복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국내에 안착시키며 기존 오프라인 유통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쇼핑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강조한 즐길거리를 더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오프라인이 가진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게 핵심이다.

아웃렛이 아님에도 도심이 아닌 외곽에 위치한 한계를 딛고 신세계프라퍼티는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연간 흑자를 유지했다.

오프라인의 차별적 경쟁력 강화를 이끈 임영록 대표를 신임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결국 신세계그룹의 미래 성장 방향성을 다시 본업인 오프라인으로 돌렸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인사에서 이마트는 물론 이마트24(편의점)와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의 대표를 맡게 된 한채양 대표도 최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사에서 이례적으로 "내년부터 한동안 중단한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 들어 이마트와 신세계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마트는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1분기에는 전년 대비해 60.4%나 줄어들며 위기감이 팽배했다.
신세계 역시 엔데믹으로 보복소비의 효과가 사라지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해 감소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해 1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9%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올해 실적을 보면 9월 이른 인사와 그룹의 컨트롤타워의 조직 개편은 어쩜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라면서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는 신세계의 전략이 전체 유통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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