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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맨날 싸우는데…삼성전자, VIP 명단에 ‘애플’ 있는 이유는?

[취재후일담]맨날 싸우는데…삼성전자, VIP 명단에 ‘애플’ 있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2. 03. 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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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프로 알파인 그린 색상./제공=애플
삼성전자는 매년 3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사업의 주요 내용을 공개합니다.

매출액, 구입한 원자재 가격, 공장 가동률, 임직원들의 보수 등 수많은 내용을 공개하는데 이 중 하나는 5대 매출처입니다.

“2021년 당사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슈프림 일렉트로닉스, 버라이즌 등(알파벳순)입니다. 당사의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약 16% 수준입니다.”

올해 삼성전자가 공개한 5대 매출처에도 어김없이 애플이 자리했습니다.

애플은 미국의 가전유통회사 베스트바이,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요 단골 매출처로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으로 세계 1, 2위 자리를 경쟁사입니다. 매번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상대에 대한 비방, 조롱을 쏟아내기로 유명합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이 애플의 자존심을 건드렸습니다.

애플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작년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에 그린·알파인 그린을 입힌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애플의 공개 행사가 진행되는 시간 공식 트위터 개정 ‘삼성 모바일 US’에 “울트라? 그린? 정말 기분이 좋다”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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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US 트위터.
이는 애플이 자사를 따라하고 있다는 점을 비꼰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신제품에 그린 컬러를 다수 적용했습니다. 작년 출시한 갤럭시Z플립3,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1 FE, 갤럭시S22 등에 그린 계열의 색상을 출시했고 또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울트라의 경우 애플이 공개한 PC용 칩 ‘M1 울트라’를 조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울트라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최상위 모델에 주로 붙이는 명칭인데, 애플이 자사를 따라한 것 아니냐고 비꼰 셈입니다.

애플 역시 틈만 나면 삼성전자를 저격합니다.

애플은 작년 9월 아이폰13 언팩 행사에서 자사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칩 ‘A15 바이오닉’을 소개하며 삼성전자의 칩셋을 깎아내렸습니다.

당시 애플은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는 5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30% 빠르다. 경쟁사는 애플이 2년 전 내놓은 칩 성능을 따라잡기도 급급한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경쟁사는 누가 봐도 삼성전자입니다.

갤럭시 S22 예약자 과반이 울트라 선택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을 찾은 시민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를 체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렇게 치고 받는 싸움을 반복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사실 뒤에서는 큰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 패널의 큰 고객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회사 매출은 고스란히 삼성전자 매출에 포함됩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의 눈에 들어 패널 공급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과 애플에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량이 60% 가량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 매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생각해야하고,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상호 비방전도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며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다음 저격전은 어떤 내용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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