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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대화에 빠진 현대인 말을 잃어간다

문자대화에 빠진 현대인 말을 잃어간다

기사승인 2014. 07.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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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메신저 어플 및 SNS 등을 통해 손가락 대화를 즐기는 사람 점차 늘어
그중 일부는 육성 대화에 부담감 느끼는 선택적 함구증 겪기도
전문가 "상대와의 대화 부담감 줄이기 위해 직접 소통 시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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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모 IT회사에 재직 중인 박모씨(27·여)는 온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내는 날이 허다하다고 한다.

박씨는 “육성 대화 및 전화 통화 대신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PC에 설치된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소통이 가능한 ‘손가락 대화’에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육성으로 대화할 용기와 방법을 잊어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스마트폰 메신저·SNS 어플 및 PC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간접 소통하는 경우가 늘면서 그중 일부는 육성 대화 및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선택적 함구증’을 호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선택적 함구증이란 한 사람이 특정 사회적 상황이나 사람 앞에서 말을 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언어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증상을 뜻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1~2012년까지 국내 만 12~59세의 스마트폰 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표본 설문조사해 발표한 ‘스마트폰 이용실태’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어플(카카오톡, 네이트온 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2011년 79.6% △2012년 86.4%로 증가했다.

이어 같은 기관이 조사 명칭을 ‘모바일인터넷 이용실태’로 바꿔 국내 만 12~59세의 스마트폰 이용자 600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면접조사한 결과 역시 94.6%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어플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메신저 어플을 사용한 간접 소통이 늘면서 전반적으로 음성·영상 통화 등의 직접 소통 시간은 감소했다.

2011년 조사 결과, 메신저 어플 사용자의 38.9%(감소함 34.4%·매우 감소함 4.5%)가, 2012년 조사 결과에선 43.5%(감소함 37.4%·매우 감소함 6.1%)가 통화시간이 줄었다고 답했다.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과의 직접 소통이 아닌 디지털 문명에 의존한 간접 소통에 골몰할 경우 ‘선택적 함구증’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찬승 정신과 전문의(마음드림의원 원장)는 “선택적 함구증을 겪는 사람들이 모든 이와의 육성 대화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보통 선택적 함구증이 있는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향이 있고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메신저나 SNS 등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직접 대화가 부담스러워 회피하는 반응(회피반응)의 하나로 취하는 행동이거나 직접 대화가 부담스럽지만 이런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그런 부담을 줄여가고자 하는 탈감각(desensitization)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라며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면서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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