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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바이오팜 상장 ‘승부수’로 재계 2위 넘본다

SK 최태원, 바이오팜 상장 ‘승부수’로 재계 2위 넘본다

기사승인 2020. 0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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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지나온 22년 함께할 22년]
증권신고서 제출…6월 상장 목표
공모 예정금액 7048억~9593억원
28년 간의 '뚝심 투자' 경영 결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숙원인 ‘바이오의 꿈’이 실현된다. 19일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다. 앞서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상장 연기설도 나왔으나 SK바이오팜은 6월중 상장을 목표로 일정 변경없이 진행했다. 이 회사는 독자적으로 뇌전증 신약을 개발해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시판 허가를 획득한 신약 2종을 보유한 곳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7048억~9593억원으로 공모예정가는 3만6000원에서 4만9000원 사이다. SK바이오팜은 다음달 17~18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뒤 23~24일 청약을 거쳐 29일까지는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이로써 SK의 재계 서열 2위로의 도약이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앞서 SK하이닉스 인수로 덩치를 키워온 SK는 올해 SK바이오팜과 SK플라즈마의 상장을 발판으로 자산 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랜기간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결실을 맺는 분야다. SK는 1993년 신약 연구개발을 시작, 28년간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계속해왔다. 최 회장의 ‘뚝심’과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없었다면 SK바이오팜 상장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SK바이오팜 지분 100%를 보유한 SK주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진 3월 이후 계속 오름세다. 지난 3월 19일 10만7000원이던 주가는 이날 20만1500원으로 88% 올랐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다음달 29일까지는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청약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올해 SK의 ‘퀀텀점프’를 예상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바이오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 다변화의 성공 여부와 함께 지난 10년간 SK가 다양한 M&A와 신사업을 주도하며 국내 1위 기업 삼성의 뒤를 잇는 자산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SK가 에너지와 석유화학, 반도체로 포트폴리오로 초석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바이오와 배터리다. 최 회장은 2006년 생명과학사업의 가속화를 위해 라이프사이언스 본부를 신설, 2007년 최고경영자(CEO)직속으로 편입시킨 후 지속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최 회장이 SK지주 산하 바이오 사업에 투자한 연구개발 비용은 8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1990년부터 투자한 금액과 최근 계열사와 해외 글로벌 제약사 지분 투자 금액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배터리 사업 투자규모는 더욱 크다.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배터리 공장 증설 및 소재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총 4조8543억원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사상 최대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두번째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8900억원을 투입했다.

최 회장의 뚝심있는 투자 배경에는 ‘위기를 기회로’만드는 SK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가 성장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최 회장은 절체절명의 선택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그중 하나가 지금의 SK를 있게 한 하이닉스 인수다.

SK는 하이닉스 인수 직후인 2012년, 1년만에 자산이 37조원이 늘어나며 LG와 나란히 ‘자산 100조 클럽’에 입성했다. 당시 SK매출액은 삼성(224조8000억원)에 이은 154조7000억원으로 2위를 기록하며 자산총액이 더 컸던 현대차의 매출(149조원)보다 앞섰다. 더 주목할만한 부분은 자산 성장세다. 2012년 삼성의 자산총액은 256조원에서 2020년 425조원으로 169조원이 늘었는데 SK는 같은 기간 88조원이 늘었다. 재계 2위인 현대차는 이 기간 80조원 늘었다. SK가 국내 재계 순위 2위를 넘어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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