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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라도 아끼자”… 유통업계 본사 옮겨 ‘비용절감’ 사활

“임대료라도 아끼자”… 유통업계 본사 옮겨 ‘비용절감’ 사활

기사승인 2024. 09. 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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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경기침체 장기화에 수익성 악화
11번가, 서울 중구서 경기 광명으로
롯데하이마트, 강남서 서남부행 검토
티메프 사태 반면교사… 내실 다지기
유통업계에 본사사옥 이전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무실 임대 비용' 등을 한푼이라도 아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유통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내실을 갖추기에 앞서 외형 확대에만 치중하다가, 대규모 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사옥 이전 움직임이 활발하다. 설립초기에는 우수 개발자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둥지를 틀었지만,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화된 데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근무 업무 환경 등도 자리 잡으면서 실리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1번가는 오는 9일부터 '광명 신사옥 시대'를 연다. 올 상반기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본사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임차료가 높은 서울을 떠나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서울역 인근에 견줘 광명역 인근은 임차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11번가는 비용절감이 절실하다. 앞서 11번가는 올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으며, 내부 직원을 물류센터로 전환배치하는 등 비용절감 및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3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0억원 넘게 적자 규모를 축소했지만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누적적자 규모가 약 4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쓱닷컴) 역시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SSG닷컴이 내년 상반기쯤 사옥을 이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전 후보지로는 임차료가 비교적 낮은 서울 영등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SSG닷컴 관계자는 "사옥 이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장소는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SSG닷컴도 역시 법인 설립 이래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도 지난 7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본사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IT(정보기술) 인력 확보를 위해 임차료가 비싸더라도 서울 중심가에 몰려갔던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제는 비용절감을 위해 임차료가 비교적 저렴한 곳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핵심 인력인 개발자들의 경우 재택 근무를 하더라도 업무상 지장이 없기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사옥 이전 소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오프라인 사업이 주력인 유통 기업들의 본사 이전 행렬도 만만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가전양판점 계열사 롯데하이마트도 본사 사옥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서남부권 보라매역(지하철 7호선)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사내 소통 프로그램 '하트톡' 현장에서 임직원들에 수용 인권 규모나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보라매역 인근의 건물을 임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이곳 대치 사옥을 임대 준 뒤 임차료가 저렴한 다른 곳으로 이전해 그 차액만큼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지난 7월 본사를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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