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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추석 연휴 앞두고 기차표 ‘예매 전쟁’…암표 거래까지 기승

[아투포커스]추석 연휴 앞두고 기차표 ‘예매 전쟁’…암표 거래까지 기승

기사승인 2024. 09. 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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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차표 예매 전쟁…‘역시나 실패’
암표 거래 기승…코레일 단속 강화
서울역 귀경길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열차편으로 고향을 다녀온 귀경객들이 서울역을 나서고 있다. /송의주 기자
아투포커스
"추석 기차표 예매, 올해도 광클 실패… 역시 쉽지 않네요."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5)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울산에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뵈려 했지만, 가지 않기로 했다.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예매 시작 5분 전부터 접속했지만, 정각에 클릭하자마자 이미 1만6000명이 대기 중이었다"며 "취소표를 기다리며 대기 예매를 걸어놨지만, 언제 자리가 날지 몰라 부모님께 못 내려갈 수도 있다고 미리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치열한 '귀성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표를 구하지 못해 연휴 계획에 차질을 빚거나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명절에나 고향을 방문하는 귀성객들은 2~3배 가격의 암표 구매나 과도한 연차 사용으로 인한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진행한 추석 승차권 예매 운영을 했다. 2일 현재 공급 좌석 203만석 중 예매율이 69.32%다. 이는 예약부터 결제까지 완료된 수치로, 결제가 아직 안된 구매자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 이용률은 이보다 더 높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예매에 실패하면서 명절 기간을 피해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용산구에 사는 박모씨(40)는 "남편과 친언니까지 동원해 명절 기차표를 구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취소표를 기다리며 긴장하느니 차라리 일주일 앞당겨 고향에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향가는 기차표 예매를 위해 연휴날 보다 하루 일찍 예매하다 보니 일정은 늘어나고 불필요한 휴가 사용도 이어진다. 은평구에 사는 홍모씨(27)는 "이번 추석에 3박 4일간 머무를 계획이었지만, 돌아오는 표가 매진돼 어쩔 수 없이 4박 5일로 일정을 늘렸다"며 "신입사원이라 연휴에 휴가를 붙여 써야 하다 보니 회사에 눈치가 많이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추석 암표 판매 제보는 52건에 이르렀다. 지난 설 명절에도 31건의 암표 제보가 접수돼 판매자를 특정할 수 있는 건은 수사 의뢰까지 이뤄졌다. 코레일은 주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불법 게시물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발견 즉시 삭제 조치하고 있다.

기차표 예매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취소표라도 예매하기 위한 '꿀팁'들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경험자들은 명절마다 약 40%의 취소표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노리라고 조언한다. 특히 새벽 3시가 취소표가 가장 많이 풀리는 시간으로, 이 시간을 노려보라는 팁도 인기다.

전문가들은 추석과 같은 대규모 연휴 기간에 발생하는 기차표 예매 전쟁을 완화하기 위해 암표 근절 강화와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절에 고향을 오가는 것은 아름다운 전통 문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암표 거래 단속 강화는 물론,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캠페인과 유통 경로 차단이 필요하다"며 "기업들도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 분산 귀성을 유도해 특정 날짜에 귀성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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