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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있는 사람만 집 살란거냐”…대출 규제에 서민 부담 ‘어쩌나’

“돈있는 사람만 집 살란거냐”…대출 규제에 서민 부담 ‘어쩌나’

기사승인 2024. 09. 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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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정부 기조에 주담대·전세대출도 한도·요건 강화
"서울 아파트 과수요에서 매매·전셋값 하락 가능성 낮아"
오히려 대출 어려움에 '전세난·월세가격↑' 동반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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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전세 매물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에 제동을 걸기 위해 꺼내든 대출 규제가 가격 안정 효과를 거두기보다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대출 규제에도 매매·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오히려 대출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로 가계의 재정적 부담이 늘 것이란 의견이 많다.

더욱이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정부의 대출 옥죄기는 아파트 전세난과 월셋값 상승 등 임대차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대출 취급 제한으로 집주인들이 전세가 아닌 월세로 매물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질 경우 월세가격 상승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가계대출 강화 요구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어 최근에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올리고 대출 한도·요건 등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3일부터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안에서만 전세자금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 등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중단한다.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아예 수도권 유주택자에는 전세대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추가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상환금)'에 전세자금대출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주담대에 이어 정부가 전세대출까지 조절에 나선 이유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단기간 크게 오르고 있어서다. 전셋값이 오르면 아파트 매매가도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주담대·전세대출 규제를 모두 강화해 아파트 수요를 꺾겠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세대출 규제가 치솟는 전셋값을 억제하기보다는 도리어 전세난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경우 수요는 풍부하지만 매물은 많지 않은 과수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가 예고되자 일부 집주인들은 서둘러 세입자를 찾기보다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 보니 전셋값이 하락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아파트 월세시장마저 과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전세대출 받기가 어려워지면 전세 대신에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전세대출 규제 후 최근 체결된 월세 계약은 이전보다 오른 가격에 맺어지고 있다. 구로구 동아3차 아파트 전용면적 60㎡형은 지난달 30일 8만원 오른 가격인 158만원에 월세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형도 같은날 보증금 8억4000만원·월세 315만원에 새 월세계약이 체결됐다. 이전 계약(지난해 6월 거래, 보증금 8억원·월세 300만원) 대비 보증금·월세가격이 모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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