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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수혈한 2.8조 어디에… 트랜드 ‘LFP·ESS’까지 챙긴다

LG엔솔, 수혈한 2.8조 어디에… 트랜드 ‘LFP·ESS’까지 챙긴다

기사승인 2024. 06. 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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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7700억원 생산시설·R&D에 투입
중장기 ESS 사업가치 최대 39조원
"10년 전 위기도 적극적 투자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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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본능이 배터리 혹한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회사의 예상 실적 역시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자금을 끌어 모아 설비 투자를 계속한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가 주춤한 사이 급성장하고 있는 ESS(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2조7700억원 규모의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조달된 금액은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만 GM 합작공장을 비롯해 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 합작공장 및 미시간·애리조나공장 등 8개의 생산시설을 운영·건설하며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회사의 1분기 설비 및 품질강화 투자비용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 생산 투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엔 관련 신제품들을 잇달아 공개하며, 전력망 ESS인 '뉴 모듈러라이즈드 솔루션'은 곧 한국·중국에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부터 중국 남경 공장의 라인 일부를 LFP ESS용으로 전환한 결실이다.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해당 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9GWh 수준으로 전망된다.

약 3조원을 투입해 구축하는 미국 애리조나의 LFP ESS 생산라인은 2026년 가동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16GWh에 달하며, 연간 수령 가능한 IRA 보조금(AMPC) 금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 배터리에 집중해오던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으로 LFP ESS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FP기반 제품은 NCM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약 440G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80% 이상은 LFP 배터리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중 미래에셋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사업가치는 18조원에서 39조원 사이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 투자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화한 전기차 캐즘의 여파로 회사 영업이익이 하락세인데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시 회사에 막대한 보조금을 안겨주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제도가 철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현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컸던 전기차 업체향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시장 예상치를 26% 하회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생산기지 건설은 보조금 때문만이 아닌 공급사 요구에 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적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10여년 전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배척하기 시작하며 한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유럽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극복한 바 있다"면서 "친환경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지금의 위기 또한 적극적 투자로 돌파할 때"라고 말했다.

또 "ESS는 높은 활용도로 인해 미래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적 수요가 있다"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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