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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글로벌 유통업체 무덤…까르푸·월마트 등 줄줄이 철수

中은 글로벌 유통업체 무덤…까르푸·월마트 등 줄줄이 철수

기사승인 2023. 11.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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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구매 센터 베트남 이전 결정
韓 롯데마트·이마트는 이미 완전 철수
까르푸 1
차오양구 쓰위안차오에 소재한 베이징의 마지막 까르푸 매장. 11월 말 문을 닫으면 베이징에는 까르푸 매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징지르바오
수년 전부터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으로 불렸던 중국에서 까르푸, 월마트 등의 매장 철수 열풍이 계속 불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일부 기업들은 매장 폐점에서 더 나아가 완전 사업철수 결정을 통해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영원히 작별을 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말 그런지는 시장 진출 30여 년이던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을 완전 집어삼킬 기세를 보이기도 한 프랑스 유통체인 까르푸의 처참한 현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까르푸는 전성기 때인 2012년 중국 전역에 무려 32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 사업 책임자가 조만간 1000개를 돌파한 후 궁극적으로 3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기염을 토한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었다.

까르푸 2
폐점 직전 차오양구 쓰위안차오의 까르푸 매장은 찾은 중국인 소비자들. 11월 말을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처량하게 보인다./징지르바오
그러나 이후 갑자기 놀랍도록 급속도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최전성기에 비해 절반 정도 매장이 줄어드는가 싶더니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는 100개 미만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 마지막 남은 차오양(朝陽)구 쓰위안차오(四元橋) 매장이 이달 말 폐점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까르푸 본사가 2019년 가전 유통기업인 쑤닝(蘇寧)닷컴에 중국 내 지분 80%를 매각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완전 철수는 시간문제라고 봐야 한다.

한때 까르푸와 함께 중국인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던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사정이 다소 나으나 이전의 위용은 사라졌다고 봐도 괜찮다. 1996년 진출 당시 광둥(廣東)성 선전시 뤄후(羅湖) 지역에 열었던 상징적인 1호점이 2021년 문을 닫은 사실만 봐도 좋다. 매년 평균 30개 매장이 문을 닫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조만간 마지노선인 400개 이하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구매센터의 베트남 이전마저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빠르면 내년 경에 이전이 단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의 감소 추세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는 까르푸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를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테스코, 한국의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경우는 이미 완전 철수를 단행한 후 중국 쪽은 아예 쳐다도 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지리멸렬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융후이(永輝), 다룬파(大潤發), 우메이(物美) 등의 토종 업체들이 초고속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2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운동 역시 한몫을 단단히 했다고 봐야 한다. 미·중 신냉전의 도래로 인해 앞으로도 이 경향은 더욱 강화되면서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차이나 엑소더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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