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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게 맛있고 되게 멋있다...울진 겨울여행

[여행] 대게 맛있고 되게 멋있다...울진 겨울여행

기사승인 2023. 02. 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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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후포항 해변드라이브
23~26일 후포항 일대서 대게 축제
해안스카이레일 등 이색 즐길거리
매화마을 '이현세만화거리'도 주목
여행/ 죽변해변
죽변해변. 마음이 어수선할 때 겨울바다가 위안이 된다. 도시생활의 먹먹함도 해소된다./ GNC21 제공
경북 울진은 겨울여행에 어울린다. 바람 차가워도 즐길게 많아서다. 일단 먹거리. 대게, 홍게(붉은대게)가 요즘 한창이다. 볼 데도 많다. 이 맘때 불영사의 고즈넉한 정취가 좋다. 한갓진 왕피천 주변을 산책하며 기분전환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바다가 멋지고 해변길도 아름답다. 관동팔경에 속한 망양정, 월송정도 있다. 마음 어수선할 때는 겨울바다가 약이 된다. 소문난 온천도 있다. 덕구온천, 백암온천은 예부터 물 좋기로 유명하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과 드라마세트장
죽변해안스카이레일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 GNC21 제공
여행/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죽변해안스카이레일/ GNC21 제공
바다부터 보자. 겨울바다는 사이다같은 매력이 있다. 갯바위에 부딪쳐 깨지는 물보라를 구경하고 우레 같은 파도소리를 들으면 숨통이 탁 트인다. 사람들은 울진 북쪽 죽변항에서 남쪽 후포항까지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하사한 망양정,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인상적인 월송정 등이 이 길에 부려져 있다. 특히 망양정에서 덕신리까지 구간이 백미다.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달린다.

죽변항은 일대는 이미 관광명소다. 1910년 붉을 밝힌 죽변등대, 깎아지른 해안절벽 위에 자리 잡은 드라마 '폭풍속으로'(2004) 세트장은 여전히 사진 촬영의 배경으로 인기다. '청춘'들은 세트장 너머 보이는 '하트 해변'도 좋아한다. 파도가 하트 모양으로 부서진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도 생겼다. 해안을 따라 5m 높이에 설치된 공중 레일을 달리는 모노레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레일은 죽변등대 아래에서 후정해변까지 약 4.8km 구간에 설치됐다. 현재는 중간지점인 봉수항까지만 모노레일이 왕복 운행 중이다.

여행/이현세만화거리
이현세만화거리/ GNC21 제공
매화면 매화마을 '이현세만화거리'도 눈길 끄는 곳이다. 죽변항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잘 알려진 이현세 작가는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고향이 여기다. 매화마을은 작가의 작품사용권을 승인 받아 담장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만화를 소재로 한 것도 흥미롭고 한 작가의 작품을 스토리에 따라 이어 붙여 그린 것도 독특하다. 특히 246m 길이의 매화중학교 담장에는 '공포의 외인구단' 245컷이 그려졌다. 내용을 이해하겠다는 듯 그림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이현세 작가의 작품과 그가 추천한 책 1500여권을 소장한 매화 만화도서관도 있다. 방문객은 누구나 무료.

후포항 울진대게 위판
후포항 위판장에 융단처럼 깔린 대게/ GNC21 제공
붉은대게
대게보다 값이 저렴한 홍게(붉은대게)도 별미다./ GNC21 제공
배는 대게로 채우자. 대게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잡힌다. 설이 지나면서 살이 차고 제 맛이 든다.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대게는 만져보지도 말고 사라'는 말도 있다. 지금부터 3월 중순까지 가장 맛있을 때다. 대게 중에서 최상품이 박달대게. 속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붙은 이름. 맛과 향도 뛰어나다. 배 한 척이 하루 2∼3마리만 낚을 정도로 귀하신 몸이다. 경매가도 한 마리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홍게로 불리는 붉은대게도 좋다.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겨울에 맛이 제대로 든다. 생김새는 대게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강하다. 껍질이 단단하고 짠맛이 강해 대게보다 값이 저렴하지만 역시 별미로 대접 받는다.

울진 죽변항과 후포항은 우리나라 대표 대게 집산지다. 항구 주변으로 대게 파는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다. 후포항 일대에서는 매년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23일부터 26일까지다. 이른 아침에 위판장도 볼만하다. 경매인과 상인들이 주고받는 언어와 활기찬 분위기가 신선하다. 대게, 홍게가 융단처럼 깔린 풍경도 흥미롭다.

불영사
고즈넉한 정취를 품은 겨울 불영사/ GNC21 제공
불영사 영산회상도
불영사 영산회상도/ GNC21 제공
불영사는 달뜬 마음 가라앉히기에 어울린다. 겨울산사가 그렇듯 여기도 요즘 한갓진 정취가 좋다. 구절양장 같은 불영사계곡 중간에 있다. 계곡을 따라 조붓한 흙길을 1km쯤 밟아 가면 나온다. 경내에 들면 절 마당의 연못부터 눈에 띈다. 맑고 바람 없는 날 앞산 꼭대기의 바위가 여기에 투영되는데 이게 꼭 부처 형상이란다. 그래서 절 이름도 부처 '불(佛)', 비칠 '영(影)'자를 썼다. 투영된 부처의 크기가 손바닥만 해서 집중해서 봐야 한단다. 여기선 누구나 부처를 공들여 찾게 된다.

불영사는 신라시대 창건했다. 화재로 소실됐다가 조선시대 중건된 것으로 전한다. 연못을 에두른 가람들은 크지 않지만 곰삭은 시간의 향기는 오롯하게 전한다. 대웅보전과 응진전은 보물로 지정됐다. 대웅보전 후불탱화(불영사 영산회상도)도 보물이다.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여승들이 남새밭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배추며 고추 등을 다듬는 울력도 볼 수 있다. 불영사는 비구니 사찰이다. 직접 농사 지은 산물로 만들어내는 사찰음식도 그래서 유명하다.

굴구지산촌마을_왕피천
왕피천이 흐르는 굴구지산촌마을/ GNC21 제공
불영사가 있는 불영사계곡은 길이가 15km에 이른다. 골이 깊은 데다 기암괴석이 즐비해 맞닥뜨리면 가슴이 탁 트인다. 의상대·창옥벽·조계등·부처바위·중바위·거북돌·소라산 등 전설 한 자락씩 걸친 절경지도 많다. 신록 화사한 봄, 단풍 화려한 가을도 좋지만 겨울 설경도 고상한 멋이 있다. 드라이브를 하며 즐기기에도 제격. 계곡 중간에 불영정, 선유정 등 전망대가 있는데 'S'자를 그리는 계곡은 선유정에서 잘 보인다.

굴구지산촌마을은 왕피천의 천연한 풍경을 감상하려는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가는 곳이다. 여기도 잠깐 산책하기 좋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 서면, 근남면을 관통해 동해로 흘러간다. 총 길이가 65.9km로 길지 않지만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다. 5개 구간(1, 1-1, 1-2, 2, 3-1)에 걸쳐 탐방로가 조성돼 있는데 안전과 자연보호를 위해 왕피천생태탐방로 안내센터에서 사전 예약 후 가이드와 동행해야 탐방이 가능하다. 굴구지산촌마을은 원점회귀 코스인 2구간의 출발점인데 여기는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왕피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돌아가고 남수산과 통고산 지맥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사시사철 물이 맑고 자연이 청정하다. 마을에는 보물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의 삼층석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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