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 러 제재에 달러 무기화...대형 은행 제재, 서방 자금조달 차단

미, 러 제재에 달러 무기화...대형 은행 제재, 서방 자금조달 차단

기사승인 2022. 02. 23. 08:5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 재무부, 러 대형 국책은행 제재
세계 금융시스템·달러 접근 차단...외화거래 불가능
러, 외환거래 80%, 교역 50% 달러 차지
푸틴 측근·가족 제재...모든 러 금융기관·개인 추가 제재 대상 경고
BIDEN RUSSIA UKRAINE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침략행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차단하겠다”며 대형 국책은행 브네시코놈 은행(VEB·대외개발경제은행)과 프롬스뱌지 은행(PSB), 그리고 이 기관의 자회사 42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가 선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그곳에 군대 파병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대응이다.

미 백악관은 VEB와 PSB가 크렘린궁과 러시아군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중요한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 기관들이 8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방산 부문과 경제 발전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5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 크렘린궁을 위한 미화된 돼지 저금통인 러시아 5번째 대형 은행인 VEB을 동맹국들과 함께 미국과 유럽의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 부좌관은 PSB는 35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 러시아군 활동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VEB는 러시아의 자금 조달 능력에, PSB는 국방 부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VEB는 2007년 설립된 러시아의 국책 개발은행으로 수출 금융뿐 아니라 각종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대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현재 30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SB는 러시아 국방부가 벌이는 각종 방위사업의 70%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 재무부 러시아 제재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대형 국책은행 브네시코놈 은행(VEB·대외경제은행)과 프롬스뱌지 은행(PSB), 그리고 이 기관의 자회사 42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사진=미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백악관은 이번 조처에 따라 이 기관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세계 금융시스템과 미국 달러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며 미국 개인과 기업이 이 기관들과 거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국제결제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외화 결제(환거래) 제휴은행’ 업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금융 서비스 부문의 모든 기관이 추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하루 외환 거래의 80% 이상이 달러로, 국제 교역의 약 절반이 달러로 각각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악관은 러시아 정부 채무 금지 확대에 따라 러시아 연방중앙은행·국부기금·재무부가 발행하는 신규 채무의 2차 시장(증권거래소)에 대한 미국민과 기업의 참여가 제한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러한 금지는 우선순위 자금 확보를 위해 자본을 조달하는 주요한 방안으로부터 러시아 정부를 차단하고, 향후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주요 미국 시장과 투자자들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날 조처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의 시작’이라고 규정하고 VEB와 PSB 제재와 함께 “러시아 정부 채무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를 시행한다”며 “이는 미국이 러시아 정부가 서방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차단했다는 것은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더 이상 서방에서 자금을 모을 수 없고,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차입을 거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과 그의 아들로 VTB의 이사회 의장인 데니스 보르트니코프,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과 그의 아들인 블라디미르 키리옌코 VK그룹 최고경영자(CEO), 미하일 프라드코프 전 총리의 아들인 페트르 프라드코프 PSB CEO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앞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과 키리옌코 제1부실장도 이날 제재 대상으로 재지정됐다.

백악관은 이들과 친척들은 크렘린궁과의 관계로부터 직접적인 이익을 취했다며 다른 러시아 지도층과 그들의 가족들도 추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강화하면 제재도 추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 이번 조치가 ‘1차분 제재(first tranche)’이라며 “러시아가 추가 행위를 할수록 우리도 제재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유력하게 검토해온 러시아 금융기관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거의 무력화시킬 때 한번 사용된 ‘해외직접제품규정(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터부터 민간 항공우주까지 러시아의 전략적 산업에 적용하는 추가 제재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