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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스타+] ‘도가니’ 공유, 유쾌함과 진중함을 모두 지닌 열정덩어리

[토크÷스타+] ‘도가니’ 공유, 유쾌함과 진중함을 모두 지닌 열정덩어리

기사승인 2011. 09. 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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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를 터닝포인트로 생각했다면 출연 못했다
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아시아투데이=최재욱 기자]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판단할 순 없었다.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 제작 삼거리픽쳐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공유는 유쾌하면서도 참으로 진중한 사람이었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와 달리 생각이 깊고 마음은 넓었다.

'도가니'는 청각장애 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교직원이 학생들을 성추행한 사건을 그린 작품. 공유는 이 작품에서 기존의 달콤한 스위트 가이 이미지를 벗고 행동하는 지식인인 교사 강인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유는 언론 시사회 후 쏟아지는 호평에 고무돼 있었다.

"시사회 후 기자들과 지인들의 반응이 좋아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영화가 나빠도 제 기분을 위해 억지로 해주는 하얀 거짓말이 아닌 진심을 느낄 수 있어 기뻤어요. 모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분노해주고 가슴 아파 해주셨어요. 이제 관객들이 우리가 영화를 만든 이유를 확인해주실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공유가 군복무 시절 '도가니'를 읽고 영화화를 먼저 제안한 사실은 제작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 배우로서 변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매우 스마트한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도 있다. 공유는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순수한 분노가 여기까지 자신을 끌고 왔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로 계산했다면 이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을 거예요. 의도나 계획 있었으면 '도가니'를 선뜻 잡을 수 없었을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꼭 이걸 해야 하니 하며 걱정했지만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이는 걸 믿고 그냥 따라갔어요. 좋아하는 여자 만났을 때 재고 따지는 거 없이 이 영화는 무조건 할 수밖에 없었어요."

공유는 '도가니' 제작 내내 활력소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성추행 장면을 연기해야 하는 아역배우들에게 선배배우라기보다 따뜻한 형, 오빠였다. 혹시나 촬영중 아이들이 의도치 않게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봐 노심초사했다.

"제 자식은 아니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착하고 바른 아이들이었어요. 우리 촬영 현장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우울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어른들을 정화시켜줬어요. 아이들은 청소년관람불가이기 때문에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보지 못했어요. 시사회날 오랜만에 만났는데 '너무 잘했다'며 '너희들이 주인공이다'고 칭찬해줬어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영화를 보게 되면 자부심이 클 거 같아요."

공유는 '도가니' 이후 차기작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도가니'가 마음 속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 관심사는 '도가니'를 최대한 많은 관객들이 보는 것이다.

"모든 결정은 '도가니' 개봉이 끝난고 난 뒤 하기로  결정했어요. 다른 작품에 눈길을 돌릴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제발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좋겠어요. 만약 외면받는다면 가슴이 너무 아플 거 같아요. 관객분들이 불편한 소재 때문에 극장에 직접 가 입장권을 사는 게 힘들 건 알아요. 그러나 영화를 일단 보시면 우리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고 이 사건을 위해 아직도 싸우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시게 될 거라 믿어요."

공유의 나이도 이제 어느덧 서른셋. 자연인 공유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활발한 거 같으면서도 의외로 소심한 면이 많은 그는 캠핑과 레고 만들기가 취미다. 

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집에 혼자 있을 땐 주로 레고로 뭘 만들어요.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죠.(웃음) 또한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걸 좋아해요. 한강변에서 이어폰을 끼고 자전거를 타다보면 하늘에서 음악이 들리는 것 같아요. 캠핑도 요즘 재미 들였어요. 주말에 도심에서 술먹고 돈 쓸게 아니라 공기 좋은 자연에서 술을 먹으면 돈도 안 들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결혼 계획을 물었다. 공유는 "군대 가기 전에는 (노총각 선배배우) 형들처럼 늦게까지 가지 말고 빨리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대 하니 좀 마음이 달라지네요. 할일도 아직 많은 것 같고…"라며 멋쩍은 미소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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