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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스타+] ‘푸른소금’ 송강호, “외롭기 때문에 나는 연기를 한다”

[토크÷스타+] ‘푸른소금’ 송강호, “외롭기 때문에 나는 연기를 한다”

기사승인 2011. 08. 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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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아시아투데이=최재욱 기자] 처음 보는 사람도 왠지 반갑게 인사를 할 것만 같았다. 영화 '푸른 소금'(감독 이현승, 제작 미디어 앤 시네마, 스튜디오블루)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송강호는 지하철 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시민의 전형이었다.

배우의 느낌보다 동네 형님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23년차가 나는 신세경과 함께 멜로연기를 해서일까? 좀더 날씬해지고 댄디해졌다. '꽃중년'이란 아부성 발언에 폭소를 터뜨렸다.

"역할 특성상 살을 좀 빼긴 해야 했어요. '의형제' 때는 아저씨, 홀아비의 느낌을 줘야 했다면 '푸른소금'에서 신비로운 느낌이 약간 필요했어요. 요리 학원에서 요리를 배우지만 전직이 과연 뭘까? 뭐하러 부산에 내려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켜야 했어요. 그래서 몇킬로그램 미세하게 뺐는데 곧장 액션 영화 '하울링' 촬영에 들어가니 그대로 유지하게 되네요."

'푸른소금'은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은퇴한 조직 보스 두헌(송강호)과 그의 감시를 의뢰받고 접근한 여자 세빈(신세경)이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액션대작.

송강호는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지만 결정적일 때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두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상대역인 신세경에 대한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신세경은 모두 잘 아시겠지만 이번이 거의 첫 영화예요. 창의적인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영화 현장이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그러나 어느 순간 캐릭터에 빠져들더니 완벽히 세빈으로 변했어요. 굉장히 놀라웠고 대견스러웠죠. 역할에 너무 빠져선지 촬영 마지막날 촬영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요. 너무 기가 막혀서 농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면박을 줬어요.(웃음)"

사진=조준원기자
'푸른소금'에서 두헌과 세빈의 감정은 하나로 정의되지 못한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미묘하게 처리된다. 극중 애꾸(천정명)가 "형님 원조교제하십니까"라고 물을 정도로 겉으로 봤을 땐 남녀간의 관계다. 하지만 이현승 감독은 관객들이 생각할 여지를 열어놓았다.

"외로운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한 걸로 보시면 돼요. 서로에 대한 연민의 감정, 동질감으로 보시면 돼요.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백마디의 말보다 눈빛으로 느끼는 농밀한 감정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예요."

영화팬들에게 사랑받는 배우. 배우들 사이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형님, 집안에서는 두 아이의 아빠인 송강호도 일상 생활에서 외로울 때가 있을까? 송강호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고 말했다.

"당연히 외롭죠.(웃음) 외롭기 때문에 이렇게 말이 많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거예요. 배우의 입장에서 외로움을 갖고 있다는 건 나중에 연기할 때 감정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돼요.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힘들죠. 극복방법요? 글쎄요. 그냥 그 감정을 즐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거 같아요."

송강호는 '푸른소금'의 연출자 이현승 감독과 함께 작업하기 위해 1년 넘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이감독의 연출 색깔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감독의 영화는 상당히 모던 해요. 소품 하나, 인물들의 의상 색감 하나하나에 다 감정을 표현해 그것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새로운 이미지와 울림으로 다가오죠. 요즘 한국 영화가 장르적으로 파격과 충격과 센. 자극적인 무기들을 들고 나오는데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가 나온 거 같아요. 배우로서 정말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어요."

사진=조준원기자
'푸른소금'은 추석시즌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31일 개봉된다. 송강호는 경쟁작들과의 경쟁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영화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영화가 스타트를 잘 끊어서 마지막 주자인 영화까지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각각 개성이 강한 영화들이어서 저도 기대돼요. 한국 영화가 힘을 발휘하는 추석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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