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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미디어법 기습상정 현장에서

[스케치] 미디어법 기습상정 현장에서

기사승인 2009. 02.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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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안 상정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다음 전체회의 소집 여부를 놓고 논의를 하던 오후 3시50분께 야당이 합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기습 상정을 강행했다.

고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국회법 제77조에 의해 방송법 등 22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법을 전부 일괄 상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의사봉을 세 번 두드렸다.

26일 전체회의를 여는 문제에 대해 3당 간사에게 협의를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였다.

당시 문방위에서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계류 법안 등에 관련된 질의가 진행 중이었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민주당 의원들은 “뭐하는 것이냐”고 소리치며 위원장석으로 우르르 몰려들었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고 위원장을 에워싸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고 위원장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즉각 정회를 선포한 고 위원장은 사무처 직원 등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 뒷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일부 민주당 당직자들이 “위원장 잡아라”고 외치며 쫓아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고 위원장의 퇴장후 직권 상정 관련 성명서가 회의장에 전달됐다.

고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에 회부된 법안을 상정하는 것은 입법권을 보장하고 존중하는 절차적 행위”라며 “상정은 법안의 통과가 아니라 논의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습을 당한 민주당 의원들은 한동안 회의장을 떠나지 못한 채 속기록 내용을 확인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허허실실 전략에 당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선물을 주기 위해 고 위원장이 원맨쇼를 했다”, “원천 무효다” 등 흥분된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앞서 이날 전체회의는 직권상정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엄한 경비 속에서 열렸다.
고 위원장은 의원 보좌관과 관계 공무원, 언론사 기자를 제외하고는 일반 방청객의 입장을 불허하고 개회 시간인 오후 2시가 돼서야 회의장 문을 개방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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