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제3자 개인정보 제공 동의와 관련해 카카오뱅크가 돈을 받고 개인정보를 유통사에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금융소비자가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할 때 요구받는 '개인신용정보 제3자 제공 필수 동의' 항목으로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 계열사에 더해 롯데멤버스, YES24, 교보문고, 다날 등도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소비자들의 오해가 있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받은 '제3자 정보 제공' 필수 동의는 대출자의 정보를 유통사 등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해당 기관으로부터 대출자의 데이터를 위탁받아 이를 신용평가에 활용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카카오뱅크는 학생과 주부 등 씬파일러들이 신용정보가 부족해 대출이 거절되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기관 외 유통사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세분화하는 등 신용평가 모델(CSS)을 고도화해왔습니다.
카카오뱅크 CSS는 단순히 나이스신용정보 등 신용평가기관의 점수만이 아닌 다른 업종에서의 이력 또한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의 신용도로 평가하도록 구성한 것입니다.이를 위해 롯데멤버스, YES24, 교보문고 관련 제3자 정보제공을 위한 필수 동의를 받아온 것이죠.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기존 금융사에서 대출이 거절됐던 중저신용 고객 중 약 15%를 우량 고객으로 추가 선별해 대출을 내줬습니다. 포용금융을 적극 실천해왔는데, 오히려 고객 개인정보를 다른 기업에 팔아 곳간을 채운 게 아니냐는 오해를 샀던 것입니다.
칭찬을 받아야했던 카카오뱅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왜 지탄을 받았을까요. 카카오뱅크가 정보 제공자 입장에서만 접근해왔기 때문 아닐까요. 과거 카드사에서 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피해도 번번이 일어나고 있죠. 휴대폰 문자 대부분이 스팸문자라는 점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제공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관계사인 카카오페이에서 고객신용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점도 논란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고객 입장에서 정보제공 동의 문구를 작성했다면, 칭찬받을 일로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해프닝은 없었을 겁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이라는 목적을 안고 탄생했습니다. 고신용·고연봉자보다 상대적으로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죠. 카카오뱅크가 조금 더 고객 친화적이고 친절한 금융 비즈니스를 펼친다면, 고객들이 카카오뱅크에 보다 두터운 신뢰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