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임팩트 대표이사로 나서면서 부진을 겪고 있는 화학 사업 살리기에 팔을 걷었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화 전략부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등 3개사를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임팩트까지 총 4개사의 수장으로 나서면서 그룹의 방산, 에너지에서 화학부문까지 영역을 넓혀 존재감을 더했다. 김 부회장은 책임경영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공 들였던 한화오션은 올해 연간 흑자가 전망되고,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장기간 업황 불황에 시달린 한화임팩트의 활로를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포함해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한화파워시스템, 한화모멘텀, 한화자산운용 등 총 7개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모두 한화 내 인사들로 그룹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인물들을 배치함과 동시에 사업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경영진들을 자리에 앉혔다. 한화그룹은 연말 미국 대선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이 예정돼있는 만큼 내년 경영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사업 계획을 실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임팩트·투자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 부회장이 내정됐다. 한화임팩트는 석유화학의 어려운 시장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혁신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부회장은 투자부문 대표를 맡아 전략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해외 투자처 발굴 및 사업 확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385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 한 바 있다. 한화임팩트는 종합석유화학공장을 중심으로 석유 화학 사업을 영위하다가 무탄소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 부회장의 주력 분야 중 하나였던 방산에선 이날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통해 연간 약 20조원 규모의 미해군 함정 MRO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한화오션은 그간의 조선 부진을 딛고 올해 연간 흑자가 예상된다.
김 부회장과 한화임팩트에서 호흡을 맞출 사업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문경원 현(現) 한화임팩트 PTA사업부장이 내정됐다. 문 내정자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CA사업부장과 PO사업부장, 한화토탈에너지스 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석유화학 분야 전문가로 사업 수행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을 통해 PTA사업 수익성 제고와 신규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기여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이 한화임팩트의 전략 사업 투자에 공을 들인다면, 문 내정자는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희철 현 한화에너지 및 한화임팩트 대표가 내정됐다. 김희철 내정자는 2015년 한화토탈(전 삼성토탈) 출범 시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안정화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 한화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역임했다.
한화시스템 신임 대표이사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내정되며 양 사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손재일 대표는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거친 방산전문가다.
한화파워시스템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구영 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가 내정됐다. 이구영 내정자는 한화큐셀 미국법인장,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와 큐셀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한화모멘텀 신임 대표이사에는 류양식 현 한화모멘텀 이차전지사업부장이 내정됐다. 류양식 내정자는 생산기술 엔지니어 출신으로 생산공정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글로벌 이차전지 생산 인프라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종호 현 한화자산운용 경영총괄이 내정됐다. 각 사는 신임 대표이사 책임 하에 최적의 조직을 구성해 내년 경영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내정된 대표이사들은 각 사 일정에 따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의 특징에 대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 경영진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