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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신세계그룹의 ‘외모지상주의’ 혹은 ‘자기관리’

[취재후일담] 신세계그룹의 ‘외모지상주의’ 혹은 ‘자기관리’

기사승인 2024. 09. 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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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체중 관리 등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경우 임원으로 올라가긴 어려운 편이에요. 이 때문에 직원들도 다른 기업보다 외모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죠."

얼마 전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한 재계 인사가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외모가 인사평가에 중요한 요소라고 당당하게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속내를 들어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언급한 '외모관리'의 깊은 속뜻은 '자기관리'였습니다.

실제 취재를 통해 접한 신세계그룹의 직원들은 세련된 스타일과 그에 걸맞은 애티튜드를 갖추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룹의 수장인 정용진 회장을 비롯해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 한채양 이마트 대표 등 그룹 계열사 대표들 대부분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웬만한 연예인 뺨칠 정도로 패셔너블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정 회장을 필두로 계열사 대표 모두 패셔너블한 세련된 외모를 뽐내고 있어서인지 회사 내에서는 배가 나오면 별을 달기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만 가도 알 수 있습니다. 본점 본관에는 헨리 무어, 루이즈 부르주아, 호안 미로 등 국외 조각 거장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트리니티 가든'이라는 조각 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해당 조각공원은 그 지역 랜드마크로 통할 정도로, 실제 그 앞을 지나가 보면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예술작품들을 사들이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는, 신세계그룹이 문화적 품위를 갖추는 것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겉모습을 신경 쓰는' 그룹 문화의 저변에는 국내 유통 시장과 트렌드를 선도해온 신세계그룹의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조직의 문화에 자기관리가 부담도 될 법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오히려 잘나가는 회사, 멋들어진 회사에 다니는 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직원을 둔 정 회장이 오히려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할까요? 반대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주문하는 정 회장을 직원들이 고마워해야 할까요?

신세계그룹의 '자기관리'는 최신 트렌드를 이끌어 가야 할 유통쪽 인사들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한 주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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