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공장 가동률 110%… 빛 보는 ‘정의선 플랜’

완성차 생산법인 HMMI 2년만에 성과
1분기 2만2520대… 해외공장 중 최고
대통령과 잦은만남 등 정회장 노력도
교두보 삼아 동남아 시장 '적극 공략'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를 통한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을 들여왔던 곳이다. 지난 2022년 이곳에 지어진 완성차 생산 공장은 2년 만에 가동률 100%를 넘겼고, 현지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통해 전기차 현지 생산 및 판매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아세안 시장을 위한 전진기지로 인도네시아를 점찍었던 정 회장의 '큰 그림'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은 올해 1분기 차량 2만2520대를 생산해 설계상 생산능력(2만300대)을 뛰어넘었다. 공장 가동률은 110.9%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공장(114.9%)을 제외하면 해외 공장 중에선 가장 높은 수치다.

HMMI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50.3%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4분기 63.6%를 달성했고, 지난 1분기에는 마침내 100%대를 넘어선 것이다. 또 공장의 누적 판매대수 역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19만2792대로 2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2년 9월 준공된 HMMI는 아세안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마련된 완성차 생산 거점으로 약 77만7000㎡의 부지에 2030년까지 약 1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싼타페, 아이오닉5 등 4종의 차량이 생산된다.

아세안 지역은 그동안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받았다. 현재 7억명에 육박하는 아세안 인구는 오는 2050년까지 8억명을 바라보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사이즈를 갖춘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생산해 아세안 지역에 판매하며 현지 밸류체인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건설한 배터리셀 합작공장(HLI 그린파워)은 지난해 6월 완공 이후 전기차 시장 공략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HLI 그린파워의 인도네시아산 배터리가 처음 탑재되는 현대차 모델은 신형 코나 일렉트릭(EV)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7475대 전기차를 판매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43.8%)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이 인도네시아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큰 그림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인도네시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8년 총괄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4년간 무려 6번을 만났다. 한 나라 대통령을 정 회장이 이렇게 자주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코나 일렉트릭을 앞세워 전기차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특화 차량 등 현지화 판매 전략으로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본격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며 물류비를 줄이고, 배터리 공급 납기일을 단축시키는 등 생산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현대차는 현지화된 차량'이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현재 가동 중인 베트남 생산법인(HTMV)과 지난해 준공한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까지 합쳐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지역에서 안정적인 제품 개발·생산·판매 체제 구축을 통한 차별화를 전개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