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사회, APEC 정상회의 선정 ‘정치적 배려 가능성’에 우려

기사승인 2024. 06.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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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놓고 인천시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자칫 '정치적 배려' 때문에 인천시가 배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 선정은 정부의 공모 기준만 놓고 보면 인천시가 가장 '적합'한데도 정치적 배려로 타 도시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2의 잼버리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외교부는 조만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도시를 최종 선정한다.

앞서 외교부는 인천시를 비롯해 제주도, 경북 경주시를 후보도시로 선정하고 현장실사 및 각 지자체장 설명회까지 마쳤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연례회의다. 각국 정상들을 비롯해 각료, 경제인, 기자 등 6000여명이 방한하고 100여일 이상 부대회의도 개최한다.

국내에선 2005년 부산에서 처음 열렸고, 내년 국내 개최가 결정돼 개최도시 선정만 남겨놓은 상태다.

인천시는 평가기준 중 '국제회의 도시 여건', '정상회의 운영 여건' 등에서 타 도시를 월등히 앞선다고 자평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공항과 각급 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풍부한 프레지덴셜 스위트급 객실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PEC 정상회의에는 각국 정상들의 전용기와 각료·경제인·취재진들이 탑승하는 전세기 등 50여 대의 비행기가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에 이들 비행기를 일정기간 주기하기 위한 주기장이 충분해야 하는데, 50여 대를 한꺼번에 주기할 수 있는 공항은 국내에선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

또 인천공항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인 송도국제도시에 2만5000명을 동시수용 가능한 송도컨벤시아와 39실의 프레지덴셜 스위트급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인천시만의 강점이다.

이같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볼 때 인천시가 개최도시로 선정돼야 타당하다는 게 인천시민사회의 주장이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 논리'를 앞세운 타 지자체 공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200여 개 회의를 대구, 울산, 부산 등에서 분산 개최할 수 있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또 제주도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면 균형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민사회는 지역균형발전 논리로 자칫 APEC 정상회의가 부실 개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부실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배려로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를 선정할 경우 제2의 잼버리사태가 날 수밖에 없다"며 "공모 기준에 맞춰 객관적으로 개최도시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 논리는 APEC 정상회의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천은 개항으로 시작된 손님맞이만 141년째"라며 "어느 곳보다 잘 준비된 인프라가 있고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이기에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대체불가' 도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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