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리부트 현대百그룹] ④패션·뷰티 ‘양날개’ 달고…한섬, 글로벌 브랜드 속도낸다

[리부트 현대百그룹] ④패션·뷰티 ‘양날개’ 달고…한섬, 글로벌 브랜드 속도낸다

기사승인 2024. 03. 13.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올해 매출액 전망치 전년比 3.31%↑
파리 패션위크서 자사 브랜드 알려
오에라 VIP 공략으로 외형 확장 속도
clip20240312153503
clip20240312163352
한섬이 패션과 화장품 쌍끌이 전략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1987년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 '마인'을 시작으로 패션 사업 한 우물만 파던 회사는 이제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오에라'를 앞세워 사업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한섬이 전개하는 마인·시스템·타임 등 자체 브랜드들이 명품 못지않은 디자인과 품질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오에라 역시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뷰티시장에 한 획을 긋겠다는 각오다.

2020년부터 한섬을 이끌고 있는 김민덕 대표는 패션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뷰티부문 역시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만들어야만 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1조57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역시 1162억원 수준으로 작년 보다 15.6%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 1조5289억원의 매출액과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0.9%, 40% 뒷걸음질 쳤던 실적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패션明家…국내 넘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
여기엔 회사의 글로벌 활약상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한섬은 올 초 '2024년 가을·겨울(F/W)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자사 여성복 브랜드 '타임'을 20여 개국 200여 명의 패션업계 관계자들에 소개했다. 1993년 론칭한 타임이 글로벌 패션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섬은 2020년부터 글로벌 패션 시장 공략을 위해 별도의 컬렉션인 더 타임을 준비해 왔다. 이와 함께 한섬은 이르면 오는 2026년까지 파리 주요 거리에 타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주요 백화점 단독 매장 개설을 추진한다.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 역시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11회 연속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덕분에 2023년 F/W 컬렉션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5.1%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섬 관계자는 "새로운 모멘텀 확보와 브랜드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프랑스 파리를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한섬라이프앤 실적 아직 '미미'…한섬, 유통망 등 지원 사격
화장품 사업의 경우 패션사업만큼의 성과는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섬은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100억원에 인수하며 뷰티 시장에 본격 팔을 뻗기 시작해 2021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했다. 오에라는 스위스 현지의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스킨케어 제품이 주 종목으로 한섬 패션 브랜드들의 고품격 이미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가격대는 평균 20만~50만원 수준이며, 최고가 제품은 120만원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한섬의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는 한섬라이프앤의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한섬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2021년 약 62억원의 순손실을 낸데 이어, 이듬해에도 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한 34억원을 기록하면서 괄목할 만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제 관건은 한섬이 이러한 한섬라이프앤을 인수하는지 말지에 달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단일 지주사로 올라선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한섬이 한섬라이프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100%로 만들던가, 매각 등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현재 한섬라이프앤의 지배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한섬→한섬라이프앤으로 이어진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두려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섬라이프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한섬이 2025년 3월 1일 안에 보유 주식을 처분할지 혹은 추가로 사들일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편 한섬은 패션 브랜드 운영 노하우와 유통망을 통해 오에라 지원 사격에도 나서고 있다. 한섬 측에 따르면 오에라 제품을 사들인 고객 가운데 VIP 고객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신규 스킨케어 화장품이 시장 안착하는데 5~7년을 예상하는데 오에라의 경우 론칭 1년만에 재구매율이 50%에 달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남성용 제품 '오에라 옴므 컬렉션'을 비롯해 미백크림·미스트 클렌징 워터 등 신제품 출시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한섬의 수장인 김 대표가 뷰티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패션 단일 사업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화장품이 성공해야 회사가 그룹 주력 계열사로 발돋움할 수 있고, 김 대표 역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성공시킨 경영진'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