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A중학교서 집단따돌림 알고도 묵인… 부모 신고 후 뒷북조사 논란

기사승인 2024. 01. 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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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생 2시간 교내 봉사, 피해 학생은 전학 준비
오룡중학교
수년간 집단따돌림 등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한 전남 무안의 A중학교 전경./이명남기자
전남 무안의 A중학교가 교내 여학생이 2년간 또래 학생들로부터 집단따돌림을 받은 것을 진작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이 수차례 교내위클래스 담당 선생에게 울며 도움을 청했고 보건교사와 학교내 여러 교사들도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전남교육청과 무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달 4일 집단따돌림과 신체·언어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 아버지가 학교폭력을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피해 학생 아버지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다수의 또래 남녀학생들로부터 외모 등의 지적을 받으며 욕설과 신체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이후 중학교에 함께 진학한 10여명의 가해학생들은 여전히 각종 욕설과 발걸기, 머리와 어깨치기, 계단에서 밀기 등으로 괴롭혀 왔다. 이들은 뒤쪽에서 가방을 샌드백처럼 던졌고 피해 학생의 몸 곳곳에 멍이 들고 때론 넘어져 보건실서 파스를 뿌리거나 수차례 약을 발랐다고 한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반복적으로 화장실에까지 따라와 피해 학생의 부모욕을 하기도 했다. 피해학생은 무서워 장기간 화장실에 있던 적도 있으며 가해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급식실을 가지 않거나 지각 또는 일부러 늦게 귀가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딸이 시골 할머니에게 말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동안 딸이 선생님들에게 수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어떤 선생님은 아빠가 알면 일이 커지니까 절대 이야기 하지 말라고 종용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학교측에서 쉬쉬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학교폭력 내용을 파악 후 바로 학교에 알렸고 학교측은 가해 학생들을 분리조치했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은 피해학생 교실에 찾아와 보란듯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아는척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악몽을 꾸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수차례 상담도 받았으나 이제 자해까지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A중학교 교감은 "피해 학생이 다이어트를 위해 점심을 먹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또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아이들이 다른곳으로 전학을 가자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학교측은 지난달 4일 최초 학교폭력 신고 접수 후 당일 가해 학생을 피해학생과 즉시분리하고 무안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을 접수했다. 또 같은달 20일 피·가해학생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6일 학교폭력전담기구를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무안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 신고 접수가 한달이 넘은 지난 18일 학교폭력심의의원회를 개최하고 피해학생 보호조치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조치 결과에 대해 23일 서면 통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친구들은 모두 용서할 수 있지만 끝까지 피해학생을 조롱한 가해 B학생에게 내려진 학교에서의 2시간 봉사에 불과한 조치가 과연 합당한지 모르겠다. 딸은 더 이상 가해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학교에 다닐 수 없어 1년 남기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교육지원청의 초치 결과를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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