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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도 회의…최태원 신년사 후 다시 뛰는 SK

토요일도 회의…최태원 신년사 후 다시 뛰는 SK

기사승인 2024. 01.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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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해현경장' 자세 주문 한 달
수펙스 회의, 2주 간격 확대 시행
국제정세에 따른 위기대응책 마련
최창원 의장, 수펙스협의회 지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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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 자세를 주문한 지 약 한 달째, 그룹 전반엔 경영위기 극복 방안을 짜내느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룹 경영의 공식적 최고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부터 임원들의 회의가 잦아지는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맞춘 타개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글로벌위원회는 기존 매월 평일에 1번 진행하던 회의를 최근 2주 간격으로 토요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회의 날짜를 주말로 옮기고 횟수도 늘린 것이다. 해당 협의체에 참석하는 CEO들끼리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의사 결정한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협의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를 비롯해 환경사업위원회·ICT위원회·인재육성위원회·커뮤니케이션위원회·SV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 등 7개 협의회로 운영되고 있다.

전략글로벌위원회는 SK 멤버사들의 미래 전략, 글로벌 사업의 시너지 강화를 지원하는 성격의 협의체다.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핵심 회사들의 CEO가 참석하는데, 각사들의 전략과 회의 주제 안건에 따라 참석하는 CEO들은 유동적이다.

수출을 주축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로서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각국을 오가던 물동량이 크게 줄고, SK 주요한 사업군 중 하나인 배터리는 전기차의 수요가 정체하면서 올해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연말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보호무역주의가 재발할 가능성 등 현지 사업 운영 환경도 달라질 확률이 다분하다. 계열사 CEO들이 머리를 맞대는 횟수를 늘리고 소통을 강화하는 이유다. 예고된 어려움을 사전 대비하자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메시지에서도 알 수 있듯 올해 경영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면서 "올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우리 스스로 성장에 맞는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도록 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SK그룹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은 대규모 설비투자 중이지만 아직 흑자로 전환하지 못했고, 캐시카우 SK하이닉스는 매분기 적자 폭을 줄여가며 지난해 4분기 마침내 손익분기점을 넘느냐 관측이 나오지만 연간으론 8조원 규모 천문학적 손실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렇게 최 회장이 CEO세미나에서 강조한 '서든데스'(돌연사) 이론은 연말 큰 폭의 임원인사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수펙스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룹의 최고 협의체의 의장은 '그룹의 2인자'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최 회장의 복심을 요직에 배치한 셈이다. 그룹에 30여년 몸담고 있는 최 부회장은 사업 발굴과 재편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커홀릭'이라는 별명도 있어 수펙스 조직이 그룹 내에서 가장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에도 상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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