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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민 소비 광풍 ‘내일은 없다’...콘서트·여행·명품 소비 폭증

미국민 소비 광풍 ‘내일은 없다’...콘서트·여행·명품 소비 폭증

기사승인 2023. 10. 0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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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절약할 때임에도 미국민 '내일 없는 것'처럼 소비"
8월 지출, 5.5% 증가, 물가 3.7%보다 큰 폭 상승
델타항공, 이익 2.5배...콘서트 티켓 판매 폭증
미래보다 지금에 소비..."일생 한번뿐 경험에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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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항구에 알래스카 크루즈 선박이 정박해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경제 상황이 지출을 줄여야 할 때임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여전히 '내일이 없는 것'처럼 소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준금리가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이고,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으며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보조금 저축이 줄어들었고,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어 소비를 줄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콘서트·여행·고급 핸드백을 집 장만이나 만일의 경우를 위한 저축보다 우선시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 8월 미국민들의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5.8% 늘었는데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7%보다 훨씬 높다. 델타항공은 올 2분기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 순이익이 1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억3500만달러의 2.5배 수준이 됐고, 티켓마스터는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8% 증가한 2억9500만장 이상의 이벤트 티켓을 판매하는 등 미국의 올여름 체험 경제는 호황을 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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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피 스타디움에서 에라스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경제학자들과 재정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단기적인 필요와 목표를 장기적인 것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정상이라면서도 지금은 이전과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한다고 WSJ은 전했다.

어려운 주택 시장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저금을 탕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팬데믹으로 건강·일·일상 생활과 관련된 장기 계획의 불안정성이 나타나자, 나중에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해 소비자들이 일생에 단 한번뿐인 경험에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온라인 플랫폼에서 저축 버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앨라이(Ally)은행은 이용자들이 장기 계획보다 여행과 '펀 펀드'와 같은 보다 경험 지향적인 버킷을 약 1.5배 더 많이 만든다고 밝혔다.

일부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해 그 장소가 사라지기 전에 보려고 방문하기도 한다고 WSJ은 전했다. 전 세계 소비자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딜로이트의 월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지난 1년간 더 크게 걱정하게 된 주제는 19가지 우려 중 기후 변화가 유일했다.

오하이오주의 조시 리치너 부부는 어린 자녀 2명과의 미국 횡단 여행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퇴직연금 납입금을 낮추고 집까지 팔았는데 이 여행 계획에는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을 포함됐다.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빙하를 보기 위해 7000달러(948만원)이 소요되는 크루즈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의 마이클 리어스 금융 자문 책임자는 현재 미국인의 소비가 후회로 가득 찬 충동적 결정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하지 않았다면 후회할 것에 지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리어스 책임자는 이러한 소비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표준)인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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