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힌 흡혈성 곤충의 이름이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로 정해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흔히 깔따구로 알려진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으로 확인돼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로 명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과 국립생물자원관은 2022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독도점등에모기'를 파리목(Order Diptera), 등에모기과(Family Ceratopogonidae), 점등에모기속(Genus Culicoides)에 속하는 신종 곤충으로 확인했다.
독도점등에모기는 몸길이가 2~3mm로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날개 앞쪽의 첫 번째 흰 점 안에 검은 점이 자리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산란기에 접어든 암컷 성충의 경우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찢어 나오는 혈액을 섭취한다.
생물자원관은 깔따구와 점등에모기의 가장 큰 차이점을 먹이와 주둥이 형태로 꼽았다. 깔따구는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 것도 섭취할 수 없지만 점등에모기는 식물의 즙, 꿀, 척추동물의 혈액 등을 섭취한다.
독도점등에모기는 1953년 창설된 독도의용수비대도 그 고통을 증언할 정도로 오랜 기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왔다.
연구진은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힌 곤충의 실체가 70여년 만에 밝혀졌다"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