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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터미널 화재, 전형적 인재(人災)

고양 터미널 화재, 전형적 인재(人災)

기사승인 2014. 0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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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종합터미널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6명 포함,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2분에 발생한 화재는 27분 만에 진압됐음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크다. 안전규정을 무시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고, 대피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았다는 증언이 등장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다음달 초 오픈을 앞둔 CJ푸드몰 내부 시설 정리를 위한 용접 과정에서 튄 불똥이 인화성 마감재에 옮겨 화재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소방 규정에 따르면 용접 공사는 반경 5m 안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반경 10m 안에 인화성 마감재를 제거한 다음에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급박한 오픈 일정에 따라 무리한 용접 공사를 강행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공교롭게도 화재 발생시 작업을 하던 용접공이 사라져 경찰이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특히 화재 발생 직후 스프링클러와 비상 사이렌이 작동했으나 지하층과 지상측에 설치돼 있는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아 검은 연기가 통로를 타고 빠른 속도로 건물을 뒤덮어 사상자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터미널 건물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사망자들은 탈출 비상구를 찾지 못해 헤맨 끝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상구를 찾지 못한 승객들은 터미널 박차장(泊車場)을 통해 탈출했다.

뿐만 아니라 부상자 중 상당수가 연기를 들여마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치료 결과에 따라 사상자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대피 안내 방송도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42·여)는 “사이렌 소리 같은 것만 들리고 대피 방송은 안 들렸다”며 “갑자기 ‘꽝’ 떨어지는 소리가 났는데 엘리베이터 추락 소리인 것 같았다”고 했다.

B씨(45)도 “대피 안내 방송은 없었고 불을 본 사람들이 소리 질러줘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방방재청은 고양버스터미널 화재로 인명피해가 커지자 오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구성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주변 정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것”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약 1주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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