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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제야 풀어놓는 ‘차마 못 다한 이야기’

[세월호 참사] 이제야 풀어놓는 ‘차마 못 다한 이야기’

기사승인 2014. 05. 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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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였던 '전원구조 완료' 소식 마냥 믿었던 피해자 가족들
보도하지 말아달란 유가족 이야기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16일부터 사고 피해자 및 가족들은 안도에서 불안으로 불안에서 격분으로 교차되는 감정 곡선의 변화를 수도 없이 마주해야 했다.  



또한 이들이 사고 당시부터 주장해왔으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은 점차 사실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돌이킬 수 없어 떠올리는 것마저 죄스러운 그날 오전, 세월호 탑승객이 전원구조 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부모들은 서둘러 학교를 찾았다. 사실 이때까지 이들은 오보로 밝혀진 ‘전원구조 완료’소식을 신뢰하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오가 다돼서야 학교를 찾은 J군(17)의 부모는 “전원구조 완료됐다는 소식에 마음을 놓고 있다가 들리는 소식들이 미심쩍어 이제야 학교로 달려왔다”며 당시까지 확인된 구조 학생 명단을 보고나서야 “전원구조 완료됐다더니 어떻게 명단에 23명밖에 없냐”고 격분했다.

이날 낮 12시50분 단원고 학생 중 첫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지켜 본 100여명의 부모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학교 측에 항의했고 학교 측은 계속 현황 파악 중이라며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때부터 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점차 절망으로 바뀌어갔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달 18일에는 유가족 A씨가 한 장례식장 앞에서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진도 현장의 내막을 털어놨었다.

당시 A씨는 “정부가 100여명의 육군 특전사 장병 및 해군 구조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대대적인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며 “고작 10여명의 인원이 2인 1조로 20분씩 잠수했고 세월호 주변만 돌아다닌 것이 구조 작업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17일 오전 5시30분에는 민간 잠수사들이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해경 측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해경 측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한 팟캐스트 방송은 A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민간 잠수사 강모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에서 강씨는 “조류가 세다는 건 일이 조금 어려울 뿐이지 일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속에 들어갈 때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니 힘이 드는 것이지 일을 못할 지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진도 현장에서 겪은 여러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자신의 이야기가 보도되는 것을 우려했다. 정부당국이 진실을 이야기해도 유언비어를 유포했다고 몰아 죄를 뒤집어쓸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여태껏 A씨를 비롯해 많은 피해자 가족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정부와 언론에 답답해했다. 세월호 발생 27일째 그들의 차마 못 다한 이야기가 서서히 사실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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