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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왜 무인기 띄웠나?

북한, 왜 무인기 띄웠나?

기사승인 2014. 04.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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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병 전력 지원 정찰용·특정 표적 타격…'저비용 고효율' 최상의 비대칭 전력 활용 의도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 야산과 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리 군은 2일 잠정 결론을 냈다.

그러면 왜 북한이 1주일 간격으로 무인항공기를 띄웠을까 하는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의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라면 무인기만큼 ‘저비용 고효율’의 비대칭 전력이 없다고 분석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북한이 띄운 무인기는 돈으로 치자면 1000만원도 들지 않은 적은 비용으로 청와대와 광화문 서울 중심부는 물론 우리 군 부대와 핵심시설까지 정찰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라는 것이다.

설사 무인기가 추락하거나 격추되고 우리 군에 넘어가도 비용이나 정보 측면에서 북한에 전혀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더구나 이번처럼 우리 군의 방공망을 자유자재로 뚫고 서울 중심부인 청와대와 광화문, 우리 군의 주요 시설까지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북한 자신들이 정해 놓은 표적을 타격하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시적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장사정포가 수도권을 겨냥해 휴전선 인근에 집결해 있어 정찰 능력이 우리보다 떨어지는 북한군의 포병 전력이 수시로 무인기를 띄워 남측 표적에 대한 좌표를 확인하고 설정하려고 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북한군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500여발의 해상 포병 사격을 한 직후 백령도에 무인기가 떨어진 것을 보면 이러한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 전차나 기갑, 공군 전력이 남한보다 열세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포병 전력 중심으로 군사 전략을 개편해 오고 있으며 험준한 산악과 장애물이 많은 지형을 극복하고 이면을 정찰하기 위해 이번 무인정찰기를 띄워 시험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사시 북한군의 포병 전력이 무인항공기를 띄워 실시간으로 좌표를 확인하고 설정하면서 남측 주요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아울러 이번에 떨어진 무인기들을 북한이 좀더 발전시켜 생화학 무기나 고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면 남측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 된다.

사실 북한의 소형 무인항공기와 무인정찰기, 더 나아가 무인타격기는 이번에 떨어진 무인기만큼 1~2m 크기의 워낙 소형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 군이 탐지 식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해상 10~20m 높이에서 해수면 외곽을 타고 들어오는 무인기나 지상 저고도로 은밀히 침투하는 무인기는 우리 군이 지상·공중 레이더로 잡을 수가 없다.

단지 무인기가 낮게 떠 날아가기 때문에 우리 군의 초병들이 눈으로 확인하거나 프로펠러 소리를 듣는 방법이 있다. 열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탐지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이번 무인기 추락을 계기로 저고도 탐지 레이더 시스템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날 “추락한 무인기를 더 발전시키면 특정 표적에 대한 테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군의 대비책이 매우 시급하고 군의 방공작전체계를 보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리 군보다 항공 정찰 능력이 크게 뒤져 있지만 비대칭 전력인 무인타격기 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리보다 훨씬 빠른 1980년대부터 소련에서 무인항공기와 기술을 도입해 비대칭 무인기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무인비행기(D-4)를 도입해 자체 개조해 만든 방현-Ⅰ·Ⅱ가 대표적이다. 이 무인기는 최전방 부대에 실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길이 3.23m인 이 비행체는 고도 3㎞, 최대 시속 162㎞로 비행하며 작전반경이 4㎞에 달하며, 유사시 20∼25㎏의 폭약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솔린 엔진으로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북한은 VR-3레이와 프라체-1T 무인기도 운용 중이다. 길이 8m인 VR-3은 1990년대 말 중동에서 들여왔다. 작전반경은 90㎞, 체공시간은 15분 안팎이다.

프라체-1T는 길이 2.78m로 작전반경은 60㎞에 달한다. 2500m까지 상승할 수 있고 낙하산을 이용해 착륙한다.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저공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공격하는 무인타격기까지 개발해 실전 배치한 사실도 공개했다.

북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바퀴 달린 3대의 견인 차량에 실린 3대의 무인타격기 모습이 드러났다. 2011년부터 북측이 무인타격기를 개발 중이라는 첩보가 군과 정보 당국에 입수됐지만 실전 배치 사실은 당시 처음 드러났다.

당시 사진에 나타난 무인타격기는 한국과 미국의 군 당국이 운용 중인 고속표적기 스트리커와 외형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2010년∼2011년 사이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 국가에서 미국산 고속표적기인 스트리커(MQM-107D) 여러 대를 도입해 무인타격기로 개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길이 5.5m, 날개 길이 3m, 최대속력 925㎞/h로 상승 고도는 1만2000m에 이른다. 추진기관은 제트 엔진이다.

북한은 재래식 고폭탄을 단 고속표적기를 저공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에 부딪쳐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고속표적기에 고폭탄을 장착해 수차례 시험을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관측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실패를 극복하고 일정한 고도와 거리를 비행하는 무인타격기로 개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우리 육군은 현재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를 운용하고 있지만 소형 무인항공기는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도 전방 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레이더 갭필러를 운용하고 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접경지역이 넓어 전체를 감시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군 당국은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사전에 입력된 좌표로 자동 비행하고 있기 때문이 전파를 교란하거나 요격하는 체계 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유도탄·대공포 동시 발사 복합화기를 올해부터 배치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전파 교란을 통해 무인항공기를 강제 착륙시키거나 격추하는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최근 낮은 고도로 침투하는 북한 항공기 요격을 위해 30㎜ 자주 대공포 체계인 비호(K-30)에 휴대용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유도탄 탑재 복합대공화기를 개발했다.

이 화기에 장착된 4발의 유도탄은 음속의 2배 이상으로 비행해 적 항공기를 요격하도록 고안됐다.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 2015년부터 군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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