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정력제에 관한 진실과 오해…‘한방’은 없었다

정력제에 관한 진실과 오해…‘한방’은 없었다

기사승인 2008. 09. 18. 18: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세상 남성들이 모두 비슷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만큼 정력(精力)에 집착하는 이들도 드물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정력에 좋다는 말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것이 한국남성이다. 비아그라의 출현으로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정력에 좋다면 뱀탕, 보신탕, 해구신, 웅담 등 가리지 않고 찾아 먹어 몸에 좋다는 것은 도무지 남아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의 정력은 그리 좋지 못한 듯하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2005년 10월부터 2006년 3월까지 한국·일본·미국·호주·터키·프랑스 등 27개국 남녀 1만2563명(25~74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월 평균 4.65회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계 평균인 월 6.48회(남성 월 6.56회·여성 월 6.38회)에 비해 낮은 것이다.

한국 남성이 즐겨 찾는 보신탕, 뱀, 해구신, 녹용, 웅담을 우리보다 성관계가 활발한 서양 사람들이 즐겨먹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비싼 돈을 들여가며 사 먹을만한 확실한 음식은 없다는 얘기다.

◇정력이 약해지면 건강을 의심해라 = 정력은 곧 남성사회에서 경쟁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뿌리 깊은 동양의학 사상과 몸을 보하는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한 정력제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하이미즈 한의원 박영철 원장은 “우리나라의 오랜 보신 문화가 워낙 뿌리가 깊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현대와 같이 먹거리와 풍부한 시대에 무분별한 정력음식 섭취는 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통 중년이 되면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기름진 음식 섭취로 몸안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이지만 운동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부비만은 장기능 저하와 정력 저하를 불러온다. 배가 나오면 소장이 아래로 쳐져 하체에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게 된다. 항상 몸이 피곤하고 다리에 힘이 없고 허리가 아프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들은 대개 성기능 저하를 수반한다.

특히 다리가 저리기 시작하면 이미 심각한 정력저하가 진행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얘기도 있다. 골반 안에 있는 내장 기관들과 회음부, 외음부에 피를 보내는 내장골동맥이 막혀 있으면 다리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발기에 필요한 혈액도 충분하게 공급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는 동맥의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발생하는데 특정부위가 아닌 전신에서 진행된다. 목이나 머리에서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뇌경색이나 뇌혈전이 뒤따르고 심장 관동맥에서 진행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 된다.

신장의 동맥인 경우에는 고혈압과 신부전증, 다리 동맥에서 일어나면 폐색성동맥경화증이 되는 것이다. 동맥경화는 발기부전으로 가장 먼저 증세를 보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발기부전이 나타난 이후 2년 이내에 심장마비나 중풍이 발생할 확률이 2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따라서 정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생각되면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되찾기 위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치료에 나서야 한다. 

◇건강상태에 맞는 음식이 곧 정력제 = 한국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정력제로 쳐왔다.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 기회가 적었던 예전에는 보신탕, 용봉탕과 같은 음식이 정력제로 여겨졌던게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정력제에 대한 개념을 달리 생각해야 한다.

배가 나오고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 고단백, 고지방 음식만을 섭취한다면 동맥경화와 이로인한 심혈관 질환이 더욱 빨리 진행돼 오히려 정력이 약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또 인삼, 녹용, 웅담과 같은 약재도 상당한 수준의 부작용이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당뇨나 간질환이 있을 경우 질병을 악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생동물을 함부로 먹을 경우 기생충과 병균에 의한 감염위험도 도사린다.

명동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의 조성완 원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맞게 평소 섭취하는 음식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몸에 맞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력제로 한방에?’ 기대심리 버려야 = 전문가들은 정력제 ‘한방’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그릇된 기대심리를 버리라고 입을 모은다. 정력도 강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으로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정력제라고 하는 음식을 먹고 성기능 향상을 기대하는 것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는데 의학계에서는 이를 플라시보(Placebo) 효과라고 한다. 그러나 어떤 약이나 식품, 기구 등을 이용해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들다가는 자칫 운명을 달리할 수 있다.

복상사(腹上死)의 경우 자신의 신체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성적 능력을 발휘하려다 일어나며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동맥경화 등의 질환이 원인이다. 복상사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일어나는데, 아내와 잠자리할 때보다 혼외 여인과 불륜을 저지를 때 많이 발생하며, 장소 역시 집보다는 모텔과 같은 다른 장소일 때가 많다.

하이미즈 한의원 박영철 원장은 “고혈압, 당뇨 등 심혈과 같은 질환을 겪는 사람이 건강에  정력제라고 불리는 고단백, 고지방 음식들에 의존해 성적 능력을 발휘하려 할 경우 돌연사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