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존 오브 인터레스트, 대한민국
    어둠은 감각을 증폭시킨다. 요즘 뉴스를 접하다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새삼스럽지만, 지난해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자, 올해 초에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국제영화상과 음향상을 휩쓴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의 감각을 극대화한다. 영화라는 매체적 특성으로서 관객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작품이 바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다. 우선 영화의 타이틀이 뜨다가 천천히 사라지면서 이어지는 불협화음의..
  • [칼럼] 금투세, 아예 없는 편이 낫다
    국내 1500만 개인투자가들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정치권에서는 금투세의 폐지와 시행 연기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아직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증시의 입장에서는 금투세 부과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의 재산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민감한 민생문제다. 열악한 주식시장 환경을 가진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금투세는 아예 없는 편이 낫다. 금..
  • [칼럼] 인민군을 팔아먹은 주체의 수령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하니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을 비난하던 의견이 쑥 들어갔다. 상호 방위를 약속했으니 한반도 유사시엔 러시아가 북한에 파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일 것이다. 두려움이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저해한다.귀순한 인민군 병사들은 하나 같이 왜소하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 금강산 관광을 한 이들은 "인민군이 큰지 그가 메고 있는 장총이 긴지 알 수가 없었다"고 기염을 토한다. 그런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하면..
  • [송국건의 현장정치] 선고 앞둔 이재명의 언론 재갈 물리기
    곧 닥칠 11월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잔인한 달이다. 구형 2년과 3년을 각각 받은 선거법 위반(15일), 위증교사(25일) 1심 선고가 나온다. 다음 대선에 못 나올 수도 있는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되면 야당 안에서 '손절론'이 퍼질 수 있다. 이 대표로선 무조건 버텨야 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1, 2심 법원의 솜방망이 선고를 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미룬 뒤 대권을 잡는 길이 유일한 탈출구다. 그러나 곳곳에 지뢰밭이 있다.조희대..
  • [이경욱 칼럼] 세계인이 주목하는 남북한의 대조… K-정치는 언제?
    최근 대한민국이 남북한의 대조 속에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다시 받았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제도가 중요하다(institution matters)"는 것을 강조하는 신제도학파에 속하는 MIT공대의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교수와 시카고대의 제임스 로빈슨 교수가 공동 수상했는데 이들이 대한민국을 바람직한 제도의 선택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북한은 제도의 역할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남북한은 분단..
  • [윤석명의 연금개혁 이야기] '연금개악'해 망국으로 가자는 국정 감사장 국회의원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국정감사를 접하며 든 생각이다. "저런 국회의원에게 우리 세금이 지출되고 있다니! 정녕 망국의 길로 가려고 하나?" 독일 유튜브 채널인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의 '한국은 왜 망해가는가(Why Korea is Dying Out)'에서 '녹아내리는 태극기 모습'이 떠오르면서다. 극도로 낮은 출생률을 전해 듣고서는 머리를 움켜잡으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하는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

  • [큐레이터 김주원의 ‘요즘 미술’] '텍스트 힙'시대와 예술
    최근 MZ들 사이에서 독서를 '힙'하게 여기며 독서에 관한 인증샷과 #북스타그램 #디지털디톡스 #완독 같은 해시태그를 내거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텍스트 힙'이라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은 작가 한강의 지난 10일(한국시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거세어졌다. '텍스트 힙(Text Hip)'은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세련되고 개성 있다는 뜻의 은어 '힙(Hip)'을 결합한 신조어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피드에, 책 사진, 또..

  • [연재] 태고의 타임캡슐 '괴베클리 테페'의 메시지를 밝혀라!
    괴베클리 테페는 오늘날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지방 남동부에 위치하는 거석(巨石, megalithic) 유적지다. 고고학자들의 탄소연대 측정에 따르면, 이곳은 기원전 9600년에 형성되어서 기원전 8200년까지 사용되었다. 스톤헨지나 기자 피라미드보다 무려 7000 년 앞선다. 이 거대한 유적지가 1만2600년간이나 소문도, 흔적도 없이 땅속에 묻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기원전 8200년경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그곳을 흙으로 덮어..

  • [칼럼] 반지하주택 침수 방지를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 절실
    서울은 과거 개발연대의 급격한 도시집중, 부족한 토지자원, 그에 따른 높은 주거비로 인해 반지하주택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는 약 22만호의 반지하주택이 있다. 반지하주택은 자체의 특성상 큰비가 오면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서울에서 반지하주택 침수는 거의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고,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지하주택의 침수문제 해소를 위해 반지하주택을 없애자고 할 수 있..
  • [칼럼] 고려아연 사태로 본, 주주 이익과 매수(경영권)방어수단
    회사는 회사(주주)의 이익을 가장 크게 높일 수 있는 자가 경영해야 한다. 그래서 무능한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에 이용될지도 모르는, 이른바 경영권 방어 수단은 부정적으로 여겨진다. 경영진의 비효율적 행위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수단이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러한 경향이 있다.그런데 경영권 방어 수단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바람직할까? 경영권 방어 수단은 대개 적대적 매수나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 장면에서 활용된다. 적대적 매..

  • [김대년의 잡초이야기] 바랭이
    어느 풀이든 이름이 제아무리 멋져도,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도 잡초로 분류되는 순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그중에서도 잡초 '바랭이'는 대표적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풀이다. 땅을 기어다니며 마디마다 번식하는 바랭이는 농민과 정원을 가꾸는 이들에게는 제1의 공적(公敵)이다. 바랭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원성을 사고 있는 잡초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어 '세계 최악의 잡초 1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시사용어] 'MSMT'와 구멍 난 대북 제재
    ◇ MSMT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리자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을 대체할 MSMT(Multilateral Sanctions Monitoring Team) 이라는 기구를 만들었습니다.MSMT는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 팀'으로 번역되는데 대북 제재 조치 위반 및 회피 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사례를 밝혀내 보고서를 발간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출범한 전문가..
  • [칼럼] 최신 기술기준이 무엇일까?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서는 원전을 계속운전 하려면 주기적 안전성 평가를 수행한다. 이때 계통·구조물·기기에 대해서는 최신 운전경험 및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기준을 활용해 평가하고, 방사선환경영향에 대해서는 최신 기술기준을 활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소위 원전 계속 운전 심사 때 '최신 기술기준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원전 계속 운전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하는 국민들을 안도하게 하기 위한 선언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생각해 볼 점..
  • [칼럼] 주거돌봄 동반자, 주거복지사 제도 10년 회고
    국민 주거복지 실행의 현장 전문인력으로 복잡다단한 지원제도의 상담과 집행, 개인의 주거 불편까지 거들어주는 주거복지사 자격제도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014년 도입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 주거권 확보가 세계적 이슈이었지만 주택 공급에만 매달리던 국내는 명시적 법제화조차 되지 않은 채 촘촘한 보살핌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주거 빈곤과 주거 상실, 주거 불안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로드맵조차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복..
  • [강성학 칼럼]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FDR): '사자와 여우'의 노련한 리더십
    "그는 무릎 꿇은 미국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자신의 휠체어에서 스스로 일어섰다." 루스벨트의 전기작가들 중 한 사람인 진 에드워드 스미스(Jean Edward Smith)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의 역사에서 휠체어에 의존한 유일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다시 미국의 역사에서 조지 워싱턴이 미국을 창건하고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미국을 보존했다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절망적인 경제적 좌절에서 미국을 구했다. 그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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